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07.04 09:38

수입 감소에 상품수지 5월 기준 '역대 최고'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가 5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도 25개월째 계속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5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101억4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2023년 5월 이후 25개월 연속 흑자다. 2000년대 들어 2012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83개월, 2020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27개월에 이어 3번째로 긴 연속 흑자다.

5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달보다는 44억4000만달러, 1년 전보다 10억5000만달러 각각 확대됐다. 이같은 흑자 규모는 5월 기준으로는 2021년, 2016년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한다.

상품수지의 경우 수출이 줄었으나, 수입이 유가 하락 영향으로 더 크게 감소하며 2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 수출은 569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9% 줄었다. 4개월 만에 감소했다. 반도체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정보통신기기, 기계류·정밀기기 수출이 감소했다. 수입은 462억7000만달러로 7.2% 줄었다. 원자재 수입 감소가 지속됐다. 

이에 상품수지는 106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6월에도 상품수지는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관기준 6월 수출이 598억달러로 4.3% 증가한 가운데 무역수지가 91억달러 흑자를 시현했기 때문이다.

부산항 정박 중인 HMM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부산항 정박 중인 HMM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서비스수지는 적자기조가 이어졌다. 5월 서비스수지는 22억8000만달러 적자로, 전달(-28억3000만달러)보다는 축소됐으나 1년 전(-12억2000만달러)에 비해서는 다소 악화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건설(1억1000만달러)과 운송(3억6000만달러) 수지는 흑자를 보였으나 가공서비스(-4억6000만달러), 여행(-9억5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3억4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10억7000만달러) 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의 경우 5월 연휴 영향으로 내국인 해외여행자가 늘면서 전달(-5억달러)보다 적자폭이 다소 확대됐다.

5월 중 본원소득수지는 21억5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3억9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시현했다.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그간의 순대외금융자산 증가로 외국으로부터의 배당수입이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전달(-1억9000만달러)의 외국인 배당지급이 집중되는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한 달만에 흑자 전환했다.

5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67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41억3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3억2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를 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100억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 위주로 127억7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8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대출을 중심으로 80억1000만달러, 부채는 기타부채 위주로 9억7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준비자산은 5억7000만달러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이 4일 5월 국제수지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이 4일 5월 국제수지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한편 올해 1~5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5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0억5000만달러 늘었다.

1~5월 중 상품수지 흑자는 388억2000만달러,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04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51억달러, 48억8000만달러 늘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25억9000만달러로 21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20억달러로 예상된다. 한은은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20억달러로 2월 전망인 75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수지는 통관수출이 미국 관세 영향으로 감소하겠으나 유가 하락, 내수 부진 등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지난 전망에 비해 흑자 폭이 확대되고, 본원소득수지는 내국인 해외증권투자의 증가 흐름을 고려할 때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흑자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관세 영향에 대해 "품목 관세 대상인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미 관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7월 8일까지 관세 유예기 때문에 어떻게 협상이 진행되는지에 따라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 인상분이 지금까지는 제고도 있고, 현지 생산분도 있어 판매가격에 100% 전가되지 않았는데 하반기에는 전가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에는 품목 대상 상품을 중심으로 영향이 뚜렷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1~6월) 수출은 3347억달러로 1년 전(-0.03%)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은 733억달러로 DDR5·HBM 등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주요 메모리제품 고정 가격도 반등하면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364억달러로 1.7% 줄었다. 철강 수출도 156억달러로 5.9% 감소했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은 153억4000만달러로 16.8%, 철강 수출은 19억4000만달러로 11.2% 각각 줄었다. 관세 영향이 뚜렷하게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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