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07 15:24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9조원대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7일 신한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KB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는 SK하이닉스가 2분기 9조원 초·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매출 20조3913억원, 영업이익 8조9007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대로 나올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 1분기 반도체만 비교할 경우, SK하이닉스는 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삼성전자 DS부문(1조1000억원)의 6.76배를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12단 HBM3E 납품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기록, 삼성전자(약 30%), 마이크론(약 20%)과의 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격이 8단 제품에 비해 50~60% 비싼 것으로 추정되는 12단 HBM3E만 따져보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70%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하반기 12단 HBM3E 공급을 늘리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36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가격 상승도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6월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2.6달러로 전월(2.1달러) 대비 23.8% 올랐다. 2분기 내내 이러한 D램 가격 상승 추세는 이어져 왔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에 12단 HBM3E 출하 비중 확대로 D램 수익성 추가 개선이 추정된다. 풀인 수요가 동반됐다는 점에서 D램 출하 용량 성장율을 소폭 상향 조정한다"며 "재고 축적, 고부가 서비스 랙 출하 확대, PC 교체 수요 등으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환율 업황은 출하량 증가와 판가 상승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 12단 HBM3E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했다. 1분기 D램의 비트그로스(B/G), 평균 판매가격(ASP) 증감률은 전 분기 대비 16.5%, 5.2% 증가했다. 낸드의 B/G, ASP 증감률은 전 분기 대비 22.2%, 3% 각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연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HBM3E 12단 제품 믹스(구성) 확대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전방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점이 실적에 긍정적”이라며 “3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7% 늘어난 10조원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체 영업이익은 3분기에 9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D램 부문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교수는 "올해 HBM4 양산이 예정된 만큼 기대감이 더 크다"며 "삼성전자와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최근 고객을 다변화하고 HBM4를 공급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은 당분간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당초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7조원대가 예상됐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들은 5조원대로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삼성전자 DS부분 영업이익을 2조400억원으로 예상했다. D램 사업에서는 4조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겠지만, 낸드 사업에서 950억원의 적자를,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에서 2조1200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단, 하반기에는 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종환 교수는 "전영현 부회장이 12단 HBM3E 공급 때문에 엔비디아를 방문, 퀄테스트 통과를 위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또한 파운드리 2나노에서 엑시노스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볼 때 하반기에는 2분기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