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7.29 17:57

김동관도 미국 도착…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MASGA' 구체화 지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한·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는 대법원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후 12일 만의 첫 공식 외부 일정이다.

이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주목된다. 하지만 우리측 협상 카드로 이 회장이 미국 내 반도체 추가 투자 전략을 발표할 지 관심을 모은다. 

이 회장은 오후 3시50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녕하세요"라고만 답변한 채 현장을 떠났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며, 2030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거점에 370억달러(54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내년 가동 개시를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찬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대미 투자 전략과 관련해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대미 관세 협상을 위해 대미 투자 규모를 놓고 고심해 왔고, 재계 총수들과 만남을 가졌다. 대략적인 규모는 '1000억달러(약 138조원)+α'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통령실은 이미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유럽연합(EU) 사례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재벌총수에게 대미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이 회장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고심해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강자인 TSMC는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옆에 두고 1000억달러(139조15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날(28일)에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AI6을 생산하게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대규모 계약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투자유치 전략과 맞아 떨어지며 한미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품목 관세가 8월 초 발표가 예고되어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당초 이달 말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테크 CEO 모임인 구글 캠프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에 먼저 출국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관(왼쪽에서 세 번째)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제공=한화)
김동관(왼쪽에서 세 번째)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제공=한화)

대미 관세 협상에 힘을 실기 위해 재계 기업 총수들의 방미도 이어지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8일 방미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구체화 논의를 지원하고자 현지에서 한국 협상단과 함께에 나설 계획이다. MASGA는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산업 협력 모델로 한미 산업장관 회담에서 한국 측이 공식 제안한 프로젝트다.

한화그룹은 올해 초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조선소(한화 필리십야드)를 인수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와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정부 관세 협상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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