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07 14:14

[뉴스웍스/세종=정승양 대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약 100%의 높은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정부는 미국이 약속한 '최혜국 대우'를 들어 한국은 가장 낮은 수준의 세율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7일 밝혔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가 100% 관세를 맞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에 협상 타결을 하면서 미래의 관세, 특히 반도체나 바이오 부분에 있어서는 최혜국 대우를 (미국이) 주는 걸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이어 "만약 미국이 반도체 관세를 100%로 설정하더라도 최혜국 세율이 15%로 정해진다면 한국도 그 수준의 세율을 적용받는다"며 향후 글로벌 고율관세 도입 시에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한미협상 결과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고 상호관세도 15%로 조정됐다. 이와함께 향후 반도체·바이오 등 분야에서 추가 품목 관세가 부과돼도 한국이 가장 낮은 세율을 적용받기로 하는 내용도 합의 사항에 포함됐다.
다만 최혜국 대우 약속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높은 반도체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역시 동일한 수준의 관세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맺은 미·유럽 협상 합의서에 '반도체 15% 관세 적용'을 명시한 전례를 들어 반도체 최혜국 세율이 15% 수준에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와 칩에 대해 약 10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 본부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통상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상정책자문위원회'를 열고 "지난 주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소회도 밝혔다. 이어 "관세협상 결과 취약업종에 대한 후속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통상 네트워크 다변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