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5.08.25 11:20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내부 표지로 실린 연구 실적 (사진제공=KAIST)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내부 표지로 실린 연구 실적 (사진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스마트폰 충전 전압(3V) 수준의 저전력만으로 95% 이상의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 성공했다. 

고동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은 전도성 은나노 파이버 기반 한 초고효율 전기 구동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DAC 공정은 흡수 및 흡착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분리하는 과정에서 100℃ 이상의 고온 증기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전기로 스스로 뜨거워지는 파이버 '로 해결했다. 전기장판처럼 섬유에 전기를 직접 흘려 열을 발생시키는 '저항 가열'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외부 열원 없이 필요한 곳만 정확하게 가열해 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충전 수준인 단 3V의 낮은 전압만으로 80초만에 섬유를 110℃까지 빠르게 가열한다. 저전력 환경에서도 흡착과 재생 사이클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기존 기술 대비 불필요한 열 손실을 약 20%나 줄였다.

핵심은 단순히 전기가 통하는 파이버를 만든 것이 아니라 '숨쉬는 전도성 코팅'을 구현해 '전기 전도'와 '기체 확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데 있다.

연구팀은 은 나노와이어와 나노입자를 혼합한 복합체를 다공성 파이버 표면에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가는 약 3마이크로미터 두께로 균일하게 코팅했다. '3차원 연속 다공 구조'는 전기는 매우 잘 통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분자가 파이버 내부까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균일하고 빠른 가열과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포집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다수의 파이버를 모듈화해 병렬로 연결했을 때 전체 저항이 1옴 이하로 낮아져, 대규모 시스템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제 대기 환경에서 95% 이상의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지난 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내부 표지로 선정됐다.

고동연 교수는 "DAC은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넘어, 공기 자체를 정화하는 '음의 배출'을 가능케 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전도성 파이버 기반 DAC 기술은 산업 현장은 물론 도심형 시스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한국이 미래 DAC 기술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동연(왼쪽부터) 교수, 앨런 해튼 교수, 이영훈 박사 (사진제공=KAIST)
고동연(왼쪽부터) 교수, 앨런 해튼 교수, 이영훈 박사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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