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9.02 11:3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 홈페이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통해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의 야망을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고관세·무역 압박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화려한' 두 행사를 활용해 러시아와 인도 등과 힘을 합쳐 미국 등 서방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SCO 톈진 정상회의에서 "세계가 지금 격동과 변화를 겪고 있으며 질서 있는 다극적 (체제의) 세계를 옹호해야 한다"면서 "자유 무역과 더 정의롭고 합리적인 세계 거버넌스 시스템을 옹호한다"고 촉구했다.

그의 이 발언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관세·무역 압박의 주요 피해 대상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의 면전에서 한 것이자 사실상 동의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FT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무차별적인 고관세 드라이브로 동맹국은 물론 적대세력 모두에 타격을 주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자신이 글로벌 거버넌스 중심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FT는 SCO 톈진 정상회의에 이어 다음 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주도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 화상회의가 열려 재차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위협이 논의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3일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통해 중국이 전후 국제질서의 수호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역사를 재구성하려 한다고 FT는 진단했다.

시 주석이 열병식을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여러 정상 앞에서 최첨단 군사 장비를 선보이려는 목적 이외에도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중국 공산당이 제2차 세계대전은 물론 전후 질서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 간 시스템을 뒤흔드는 것을 기회 삼아 시 주석은 국제 질서를 재해석하면서 다극화된 세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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