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9.22 14:39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이자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를 운영 중인 마이클 페인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이자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를 운영 중인 마이클 페인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CJ그룹)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을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지주사와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함께 지난 9일부터 런던을 방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미경 CJ 부회장을 비롯해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올해 4월 일본, 8월 미국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유럽 방문은 CJ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 전략과 맞물려 유럽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 회장은 유럽 현지 임직원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유럽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유럽은 CJ그룹의 글로벌 사업 거점인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시장이기에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에서 확산하는 K-웨이브를 놓치지 말고 현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범(汎)유럽 톱티어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며 "유럽이 미국을 잇는 넥스트(NEXT) 전략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를 높여달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번 현장경영에서 글로벌 싱크탱크, 투자회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주요 인사들과 회동했다. 우선 글로벌 투자회사 '액세스 인더스트리즈(Access Industries)' 창립자인 렌 블라바트닉 회장을 만나 글로벌 미디어·엔터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K-콘텐츠의 확산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액세스 인더스트리즈는 워너뮤직, 스포츠OTT 'DAZN' 등을 자회사로 두고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의 브론웬 매덕스 소장을 만나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유럽 시장 영향과 사업 기회를 점검했다. K-트렌드 전문가로 평가받는 옥스포드대 조지은 교수와도 회동을 갖고 유럽의 문화 소비 트렌드와 K-푸드·K-뷰티 확산 가능성을 살폈다.

이밖에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CEO이자 맨체스터 시티 FC 등 글로벌 13개 구단을 보유한 '시티 풋볼 그룹' 공동 창립자인 칼둔 알 무바라크, 초대 IOC 마케팅 국장을 역임한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 마이클 페인 대표 등 스포츠 전문가들을 만나 글로벌 소비재·콘텐츠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건강하게 먹는 '헬스 앤 웰니스' 열풍이 거세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K-푸드 진입 기회가 어느 때보다 높다. 영국은 국내 대비 식품 시장 규모가 3배 크며, 레디밀 시장이 발달하고 타 문화권 수용도가 높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브론웬 매덕스 소장을 만나 통상 환경 변화와 국제 정세를 논의했다. (사진제공=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브론웬 매덕스 소장을 만나 통상 환경 변화와 국제 정세를 논의했다. (사진제공=CJ그룹)

CJ그룹은 유럽에서 식품사업을 기점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2018년 독일에 식품 법인을 설립해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글로벌전략제품(GSP) 성장을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영국, 지난해는 프랑스·헝가리에 잇따라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 기반을 넓혔다.

CJ제일제당은 급성장하는 유럽 만두 수요에 대응하면서 생산 품질 표준화를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 '유럽 K-푸드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하고,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유럽 내 K-컬처 인기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뷰티 사업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 할리우드를 대체할 차세대 글로벌 콘텐츠 제작 허브로 꼽힌다. CJ ENM은 지난해 독일에서 KCON을 개최하고, K-콘텐츠 판매 확대를 위해 유력 플랫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1년부터 글로벌몰을 통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16개국 판매를 시작해 현재 26개국까지 판매국이 확대됐다. 지난해는 유럽 전담팀을 꾸려 로컬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으며, 영국은 전략국가로 선정됐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80% 늘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이 회장의 영국 현장경영은 아시아·미주·유럽을 잇는 글로벌 영토 확장 일환으로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전략적 행보"라며 "식품·뷰티·엔터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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