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25 10:11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증인 92명, 참고인 42명 등 총 134명을 소환하면서, KT 해킹사태부터 방송사 경영까지 통신·방송 분야 전방위 이슈를 다루는 대규모 국감을 예고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이번 국감에서 통신·방송사 경영진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등 야권이 '민주당의 기업 경영 장악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인들의 불출석과 이에 대한 국회의 강제 조치를 둘러싼 공방 또한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김병주 MBK 회장 또 불출석 카드?…불출석 처벌 맞불 예상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오는 10월 21일 '롯데카드 해킹 및 홈플러스 지점 매각 건 및 딜라이브 부실 재허가' 관련 증인으로 소환된다. 롯데카드 관련해서는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도 함께 증인으로 불려나간다.
하지만 김 회장이 실제 출석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국회 정무위 긴급현안질의에서 중국 상하이와 홍콩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전례가 있다. 당시 김광일 MBK 부회장이 대신 출석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24일 대규모 해킹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도 불출석하며 국회의 출석요구를 거듭 거부했다.
국회는 '출석 거부' 남발에 대응해 강화된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위원회 의결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다. 동행명령을 받고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과방위가 김 회장의 불출석에 대비해 이러한 강제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신3사 보안체계 집중 점검…김영섭 KT 대표 두 차례 소환
과방위는 통신3사 보안체계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오는 10월 21일 '대규모 해킹사태 관련' 신문요지로 증인 소환됐다. 참고인으로는 이종현 SK텔레콤 CISO,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 전무,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같은 날 '국정감사 관련'으로 출석한다.
김 대표는 10월 14일에도 '과장 광고와 해킹'과 관련해 증인으로 소환된다. 21일에는 '대규모 개인정보 침해사태'와 '사장교체' 관련돼 증인으로 나온다.
과방위는 '대규모 개인정보 침해사태' 국감에 이용복 KT 부문상무, 추의정 KT 사내상무, 허태원 KT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황태선 KT CISO·CPO,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무장 등 KT 핵심 임원 5명도 증인으로 소환했다. 지난번 KT 대표 교체 관련해선 구현모 전 KT 대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윤경림 전 KT 최종사장후보, 윤정식 KT 사외이사, 추의정 KT 감사실장 등도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방위는 경영진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집중 검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장범 KBS 사장 등 방송사 경영진 무더기 출석
박장범 KBS 사장은 10월 23일 '대국민 사과 관련, 비상계엄 당일 행적, 박장범 사장 선임 과정의 부정 의혹' 신문요지로 증인 소환된다. 함께 장한식 전 KBS 보도본부장·현 KBS 비즈니스 사장, 최재현 전 KBS 보도국장·현 KBS 미디어 감사도 '비상계엄 당일 행적' 관련 증인으로 불려나간다.
박 사장과 관련해서는 참고인으로 강윤기 KBS PD협회장, 김승준 KBS 기술인협회장, 박상현 KBS 언론노조 본부 본부장, 이승철 KBS 기자협회장, 송명희 KBS 기자, 허성권 KBS 노조위원장, 이영풍 전 KBS 기자, 박기완 KBS PD, 김원 KBS PD 등 9명이 소환돼 '단협 결렬 등 현안, 편성위원회 및 제작자율성 관련'과 '방미통위를 통한 이재명 정부의 방송장악'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MBC와 관련해서는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건과 관련해 MBC 기상캐스터 4명과 기상팀장 1명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이들은 모두 '고 오요안나 사건 은폐, 택갈이식 기상캐스터 폐지대책' 관련 신문요지로 23일 출석한다. 참고인으로는 MBC 위원장과 법무법인로고스 변호사가 '괴롭힘 있었다는데 은폐한 MBC와 감싼 방문진' 관련해 증언할 예정이다.
법인카드 사적사용 논란 당사자인 유시춘 EBS 이사장은 참고인으로 소환된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소환해 전 정부 집중 타격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0월 14일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에 대한 국회 차원 위증 검증' 신문요지로 증인 소환된다.
주목되는 점은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과 함께 이 위원장이 자동면직된다는 점이다. 그런 게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그를 국감에 부른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 소환은 윤석열 정부 당시 방송사 장악 논란과 2인 체제 위법성 문제를 집중 추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미 면직된 상태이지만 과거 행적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게 아니냔 분석이다.
◆글로벌 플랫폼·IT 대기업 유해광고·독점 문제 추궁
디지털 플랫폼 규제 강화 차원에서 주요 IT 기업 경영진들이 대거 증인으로 소환된다.
쿠팡은 주성원 쿠팡 커머스전략총괄과 박대준 쿠팡 대표가 각각 10일 14일 '교차 사이트 히스토리 조작, 납치광고 및 타겟광고 선정성 문제'와 '납치 광고 관련'으로 증인 출석한다.
지항루이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10월 14일 '교차 사이트 히스토리 조작, 납치광고 및 타겟광고 선정성 문제' 관련 증인으로 소환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허위 할인 광고로 공정위로부터 21억원 규모 과징금을 받은 상태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독과점 문제도 재조명된다. 마크 리 애플코리아 사장이 10월 14일 '구글 애플 인앱결제 관련' 증인으로, 윌슨 화이트 구글 아시아태평양 대외정책총괄 부사장과 이상현 구글코리아 플랫폼 정책 부문 글로벌 디렉터,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이 각각 10월 13일, 14일 '유튜브 내 유해 광고 관련'과 '구글 애플 인앱결제 피해 관련' 증인으로 소환된다.
네이버는 최성준 변호사가 10월 14일 '뉴스제휴심사 및 제휴 이후 운영에 대한 방침 등, 사실상 언론사 기능을 수행하려는 네이버 관련 질의' 증인으로, 김광현 네이버 검색데이터플랫폼 부문장이 10월 13일 'AI 활용 관련', 이정규 네이버 서비스운영통합지원 총괄전무가 10월 13일 '허위조작정보 대응 관련' 증인으로 각각 출석한다.
메타는 이희진 메타 법무총괄과 허욱 페이스북 코리아 부대표가 10월 14일 '메타 플랫폼 계정정지 사태 및 유해게시물 등 관련 글로벌플랫폼의 국내산업 및 이용자영향 관련', '검찰 제도 개편 비판 의견에 대한 페이스북 계정 차단 관련, 메타(페이스북) 검열문제' 신문요지로 각각 증인 출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