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11.22 10:14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알뜰주유소에서 차량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알뜰주유소에서 차량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기름값 인상이 심상치 않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가 4주 연속 동반 상승한 가운데, 경유 가격이 2년 만에 1600원대를 넘어섰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6∼2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리터(ℓ)당 25.8원 오른 1729.7원이었다. 지난주 1700원을 돌파한 뒤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휘발유 1700원 돌파는 올해 3월 이후 36주 만이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 대비 25.1원 상승한 1799.1원, 가격이 가장 낮은 부산은 24.7원 오른 1705.8원으로 전국이 17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리터당 평균 1737.4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701.2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도 급격한 상승세다.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38.5원 오른 1636.6원이다. 경유 가격이 160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23년 11월 넷째 주(1607.8원) 이후 처음이다. 주 단위로치면 105주 이후며, 연 단위로 치면 2년 1주만의 1600원 돌파다.

기름값이 급등한 이유는 국제유가와 상관 없이 유류세 인하율 축소와 환율 급등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주 국제유가는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종전안 초안 제시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 금리 인하 불발 가능성에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기름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도 지난주보다 0.3달러 내린 64.6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제 휘발유 가격은 1.4달러 하락한 78.8달러로 집계돼 국제유가가 전반적 하락세다. 기름값이 본격적으로 치솟은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국제유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10%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국제유가 자체가 국내 기름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지표다.

반면, 정부는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낮췄다. 휘발유 유류세는 10월까지 10% 인하에서 11월부터 7%로, 같은 기간 경유와 LPG는 15% 인하에서 10% 인하로 지원폭이 줄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11월 21일 1472원을 형성하며 1500원대까지 근접했다. 원달러 환율은 9월 23일 1300원대(1395원) 마지노선이 무너진 이후 약 2달 만에 100원 이상 급격히 오르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대로 돌려놓긴 힘든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올해 1~9월까지 재정 적자는 100조원을 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적자 폭이 두 번째로 크다. 이재명 정부는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나라 빚이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기에 확장재정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내년도 728조원의 역대 최대 예산을 편성했다. 유류세 인하율 축소 등 세수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환율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 위축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금리·관세 정책 변수가 상존한다. 다수 전문가는 연내 1500원 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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