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2.28 10:53

한기평, GS·동부·신세계건설 신용등급 '하향'…"재무부담 심화"
"건설사 수익성 개선 쉽지 않아…부동산PF 건설사 연쇄 위기"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중소형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심화될 것이라 전망하면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대규모 우발채무 발생으로 결국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일시적으로 유동성 문제가 있는 기업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추가 자금을 지급해 주는 제도다.

태영건설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480억원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 빌딩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워크아웃 신청으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6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로, 부채비율이 478.7%에 달한다. 

태영건설은 11월말 PF차입금(5680억원)에 연결실체가 보유한 개발사업PF 우발채무(2.3조원)를 가산하면 PF와 관련한 차입금 총액이 2.9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태영건설과 계열사가 직접 매입한PF 유동화증권을 제외할 경우 차환이 필요한PF 차입금은 2.3조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분양률이 양호한 사업장 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PF 우발채무 규모가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900억원 가량이 이달부터 내년 2월에 걸쳐 만기가 도래한다.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사들의 재무부담이 심화될 것이라며 신용등급을 줄하향하고 있다.

전날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조달 여건 악화로 PF 유동화증권 차환이 차질을 빚으며 재무부담이 확대된 점과 과중한 PF 우발채무 수준, 비우호적 조달 여건을 고려할 때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기평은 GS건설과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등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GS건설은 'A+/부정적 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동부건설은 'A3+'에서 'A3'로, 신세계건설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GS건설에 대해서는 "확대된 재무부담이 중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영업 처분 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올해 신사업 매출이 확대되며 이익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건축부문 이익 축소를 상쇄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또 국내주택 경기 저하,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지에스이니마 상장 일정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현금흐름 개선과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동부건설에 대해서는 "확대된 재무부담이 중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분양경기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건설의 경우 올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206.3%로 상승하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12월 엘살바도르 사업 관련 선수금 1500억원으로 현금흐름이 확돼됐으나, 다수의 주택사업 관련 매출채권, 해외사업 기성 진행에 따른 선수금 감소 등으로 운전자본부담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잔여 토지대금의 납부도 내년까지 예정되어 있어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을 지속할 전망이다.

신세계건설에 대해서는 "예정원가 재산정과 미수금에 대한 대손인식 등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금흐름 저하와 단기 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신세계건설은 대구에 위치한 빌리브 라디체(196억원), 빌리브 루센트(114억원), 빌리브 헤리티지(55억원) 등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에서 대손인식(463억원)이 본격화돼 영업적자 903억원, 당기순손실 766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

현금흐름이 저하된 가운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으로 조달한 자금이 지난해 1125억원에서 올해 9월말 기준 378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부채비율도 9월말 기준 470%로 증가해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한기평은 내년 건설업에 대해 "올해부터 공급 축소가 본격화됨에 따라 내년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가 상승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들이 지속적으로 준공원가를 재산정하고 있어 수익성은 하방경직성을 가지며 2023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부진 및 고금리 지속으로 실질 구매력이 저하되고 있어 공격적인 분양가 책정이 용이하지 않고, 건설사 대손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준공후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대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금융권의 PF 관련 익스포저 축소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현실화돼 건설사 자금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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