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04.19 11:09
"병역문제 관련해 가장 무책임한 집단이 국방부"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를 주장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모병제를 주장한 이유에 대해 "소중한 청년기를 군대에 강제로 가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앞서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은 이날 출간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모병제' 전환과 남녀 모두 40일~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히려 군에서 오고 싶은 사람이 오되 정말 파격적인 대우, 제가 생각하기엔 100대 그룹 초봉 정도 수준에서 하게 되면 엘리트 정예강군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병제로 인해 국민들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의원은 "모병제를 뒷받침하는 게 예비군사제도다"며 "40일~100일 정도 사이에 남녀 모두 군대를 다녀와 예비군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유사시 2000만명까지 군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녀평등복무제와 모병제의 순서에 대해선 "선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전투병은 남성, 비전투병은 여성, 이런 성 역할별로의 구분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군사문화와 군사훈련체계, 그 다음에 군대 유지에 관한 여러 문화와 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대체복무제를 중심으로 한 갈등이 있고, 더해서 남녀 간 군복무와 관련된 성 역할 관련 논란도 있다"며 "굳이 이런 논란을 계속 안고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논의 자체가 남녀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선 "논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그 논란이 무서워 필요한 제안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병역) 문제와 관련해 가장 무책임한 집단이 국방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께서도 이미 '모병제가 우리 사회에 장기적으로 가야 될 길이다'고 얘기했는데 그러면 준비를 해야 될 것 아니냐"며 "작년에 국회에서 국방부에 이 문제에 대해 물어봤는데 대통령이 한 말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가야된다'를 반복하고 끝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 국방부가 뭘 하냐. 하는 것이 없다"며 "재정적으론 얼마나 필요하고, 어떤 제도가 준비돼야 하는지 스웨덴, 이스라엘, 노르웨이처럼 남녀가 군대 가는 사회에선 어떤 부작용이 있고 개선점이 있는지를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도 출연해 "나중에 남북 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더라도 15만~20만 정도의 군사를 가지고 충분히 나라를 지킬 수 있는지 문제"라며 "모병제로 가되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개인 화기 정도를 갖추고 다룰 줄 알고 군사 체계를 이해하는 예비군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의 이러한 모병제 및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제안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실현 가능성 없는 '입술 서비스'로 2030 표나 좀 얻어보겠다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대남(20대 남자)을 위해 주는 척 하면서 그들을 조삼모사 고사의 원숭이 취급하는 것"이라며 "이게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너희들이 끄집어낸 교훈이냐"고 비난했다.
이에 박 의원은 "이 책을 다 쓴 것이 작년 11월"이라며 "단순히 청년 이슈, 2030 남성 관련 이슈로 생각하고 접근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래된 고민"이라며 "이 이슈대로 논의가 잘 진행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군 병역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 남녀 갈등을 이 안에서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