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09.30 14:44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기본 인성·기초 역량 갖춘 미래 인재 육성…교권보호센터 6개 권역 늘린뒤 전체 교육지원청 설치"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다섯번째로 높은 득표율로 경기도의 첫 보수 성향 민선교육감으로 입성한 임태희 교육감이 경기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오는 10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임 교육감은 지난 29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13년 간 이어진 편향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을 미래지향적인 교육으로 바꾸기 위해 임기동안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보교육의 기존 정책인 ‘혁신교육’을 자율, 균형, 미래 지향 교육으로 과감하게 전환시키고, '기초학력 증가', '돌봄강화', 'IB교육 도입', '과밀학급 해소' 등 보다 현실적인 키워드로 ‘경기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는 임 교육감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후 지금까지 파악한 경기교육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경기도교육청은 4700여개 유·초·중·고교에서 166만명의 학생과 15만명 교직원이 꿈을 키우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 교육자치단체다. 예산도 19조1959억원에 이른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다양성있고 특색있는 교육을 내세워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다양한 교육 수요로 발생되는 과밀학급, 폐교, 특수학교 부족 등 교육여건과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경기도를 대한민국 교육 중심도로 만들기 위해 시·군별 지역 환경 현안을 먼저 파악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협의, 소통을 통해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하나씩 확충해 나가겠다.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 교육이 바뀔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더 큰 걸음으로 뛰겠다."
-경기교육정책 기조인 '자율·균형·미래' 추진방향은.
"진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3년간 이어진 획일, 편향, 현실안주 교육을 자율, 균형, 미래지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경기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기본 인성, 기초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를 키우는 것으로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조직, 인사, 정책 실현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율교육, 균형교육, 미래교육 등 경기교육 3대 원칙을 중심으로 인성과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교육을 위해 나아가겠다. 경기교육의 정책방향은 학생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의지와 힘, 역량을 중시하는 동시에 교육과정 체제를 유연화하고 학생의 학습선택을 다양화하는 교육과정을 선보이는 것이다."
-교육감 후보 시절 공약인 IB(국제바칼로레아) 도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각종 포럼 개최, 양해각서 체결, 조직개편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 IB에서 본 것은 무엇이며 경기교육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있나.
"경기도교육청은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본질을 회복하고 창의 역량을 갖춘 글로컬 융합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자기 생각을 키우는 토론 중심 수업, 공정하고 객관성 갖춘 논술형, 서술형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경기 미래교육 변화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경기형 IB 프로그램 운영 기반 구축을 위해 지난 9월 1자로 조직개편을 통해 IB팀을 신설했다. 9월 15일에는 IB본부 회장인 올리-페카 헤이노넨과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도입과 교육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의향서를 체결했고, IB 프로그램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교육 관계자 대상 IB포럼을 개최했다.
추후 교원을 대상으로 IB 프로그램 연수, 연구회 운영, 자료 제작, 설명회 등을 통해 IB프로그램 이해도를 높이고 IB 국제공인 전문 강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학교가 IB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혁신학교, 몽실학교 등 전임 교육감들이 추진한 정책의 경험과 성과가 신임 교육감 취임 이후 새로 추진되는 정책에 밀려 사장(死藏)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경기교육을 진단하고 점검해 목적과 취지에 공감하는 정책은 공유하고, 발전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바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혁신학교는 인공지능(AI), 국제 바칼로레아(IB), 디지털 시민교육, 세계시민교육 등 학교가 자율적으로 과제를 선정해 교육과정과 수업에 더 집중하는 미래학교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몽실학교도 교육공동체와 소통하며 지역과 연계를 확대해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키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학생들이 만날 세상은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지금까지 배운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는 세상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미래교육 관점에서 다양한 교육수요를 반영하고, 미래환경 변화에 대비한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해 나갈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고등교육에 활용하겠다는 정부 정책을 제어할 구상이 있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의무교육 예산으로 고등교육에 지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경기도의 경우 학생 수가 전국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고, 신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지속 적으로 증가하면서 과밀학급·과대학교가 늘고 있다. 학교 신설, 시설 리모델링, 시설 보수 등 교육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국 대비 28%에 이르는 학생 수에 비해 1인당 교육비는 22.7%에 불과한 실정이다. 경기도 규모와 상황에 맞는 교육재정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최근 수원에서 학생이 톱을 들고 교사를 위협한 사건이 발생했다. 교권침해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개진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대안은.
"경기도교육청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교육공동체 인식 개선과 교권 침해 사안 발생 시 즉시 대처할 수 있는 현장 대응 역량 제고, 교육활동 침해 피해 교원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도교육청은 북부·남동·남서(고양, 용인, 수원) 3개 권역에 경기교권보호지원센터를 운영해 교육활동 침해 사안 현장지원과 교원 심리‧정서 상담 지원, 교원 마음 회복 프로그램 운영, 교육활동 보호 연수, 학교교권보호위원회 분쟁조정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도까지 경기교권보호센터 6개 권역 확대를 시작으로, 추후 전체 교육지원청으로 확대 설치해 교육활동 침해 피해 교원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지원과 현장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편성 방향성 및 핵심내용을 소개한다면.
"이번 1차 추경 예산안은 5조62억원 규모로 경기 미래교육 기반 조성과 학생들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 중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스마트단말기·정보화기기 보급 3200억원, 미래형 정보교실 개선 등 디지털 교육 활성화 449억원, 학교 신·증설 1810억원, 노후 화장실 등 교육환경 개선 7435억원 등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을 위한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환경을 지원하고, 새로운 경기교육을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이제 교육은 학교만의 힘으로, 교육청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풍부한 역량이 결합할 때,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미래를 위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 모든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교직원이 만족하는 학교, 만족하는 교육을 만들겠다. 경기교육은 자율·균형·미래 원칙으로 미래교육 중심을 향해 도전과 변화를 이어가겠다. 경기교육이 대한민국의 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