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8.25 12:00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지난해 3조 클럽 가입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 달성에 도전하며 ‘갓뚜기’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해 조흥을 제외한 모든 관계사를 자회사로 흡수하며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을 완료한 오뚜기가 든든한 내수 시장을 업고 북미에 생산 법인을 설립하며 숙원 사업인 '글로벌 확장' 나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는 전년 동기보다 11.7% 증가한 상반기 매출액 1조7110억원, 같은 기간 21.7% 늘어난 12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내수 시장 상승세가 돋보였다.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오른 1조5493억원으로 집계됐다. 라면과 소스류, 간편식(HMR)이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6월 정부가 라면 업계를 지목해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 오뚜기는 스낵면, 참깨라면 등 15개의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인하했다. 가격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됐지만, 올해 상반기 진라면을 앞세워 면 제품류에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46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는 3조 매출을 견인한 라면, 즉석밥 등 주요 가정 간편식 제품군의 연구개발을 하반기에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라면에서는 진라면을 중심으로 진비빔면, 짜슐랭 등의 제품력을 높인다. 1500억원에 달하는 연매출을 올리며 즉석밥 시장에서 3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즉석밥과 컵밥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며 상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뚜기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9.3% ▲2021년 9.9% ▲2022년 10.3%로 두 자리 대 진입에 성공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외 공략을 위해 최근 오뚜기는 미국 법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 산하의 ‘오뚜기푸즈아메리카(OTTOGI FOODS AMERICA)를 설립했다. 미국 현지에 물류 거점을 확보해 하반기에 라면, 소스, 카레 제품군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할랄(KMF) 인증을 받은 빵가루·국수류 등을 포함, 인도네시아 할랄(MUI) 인증을 획득한 다류 품목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무슬림 국가에서 확대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큰 라면류에서 국내 할랄 인증을 획득하는데 성공하면서 수출국과 매출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오뚜기의 미래 신사업도 주목할 부분이다. 오뚜기는 종자·묘목 등 판매업을 키워 나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설탕·대두·팜유 등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국산화 전략을 통해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 제품 매출 비중이 25%인 오뚜기는 건조식품(12%), 소스류(13%), 유지류(16%), 농수산가공품류(13%), 등 비교적 다양한 식품 품목을 갖고 있어 라면 품목의 영향력이 타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며 "고물가 국면에서 진행한 저가 마케팅 전략의 효과가 하반기 매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