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4.04 13:30
임종윤(왼쪽) 한미 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지난달말 열린 주총에서 승리힌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미 사이언스 이사회가 끝나면서 이제 관심은 한미 오너가가 어뗳게 상속세를 마련할지에 쏠리고 있다. 

한미 오너가는 이달 말까지 상속세를 내야한다. 오너가는 한 달도 남지 않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가 택한 연대납부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 누구라도 기한 내 상속세를 납부하지 못하면 다른 상속인의 재산에 압류가 가해질 수 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전 회장은 2020년 8월 별세했다. 

임 전 회장 사망 이후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오너 일가 4명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분할 상속했다. 상속세는 약 5400억원대에 달한다. 상속세는 송 회장이 약 2000억원, 임종윤·주현·종훈 3남매는 각기 1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됐다.

상속세는 연부 연납이 가능해 송영숙 회장 일가는 5년간 6차례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3차 납부가 완료됐고 아직 2700억원의 상속세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차 납부 기한은 이달 말이다.

당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측이 내놓은 방안은 바로 OCI그룹과의 이종결합이었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재난 1월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구주 및 현물출자로 18.6%, 신주발행으로 8.4% 등 총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 지분 10.4%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이종결합을 반대한 형제측이 승리하면서 판이 뒤집혔다.

형제측이 내놓은 해법은 해외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정기 주총 이후 시장에선 해외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매각 대상에는 12.15% 지분을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일부 친족 지분도 포함된다. 프리미엄을 받고 6만원 수준에 넘길 것이란 숫자도 거론됐다. 임종윤‧종훈 사내이사의 경영권을 일정기간 보장한 뒤 추후 해외 사모펀드에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 점쳐진다. 

문제는 해외 사모펀드가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는 구조로 딜을 진행할 의향이 전혀 없다는데 있다.

형제측은 연대납부 제도로 묶인 상속세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고 해외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려 해도 모녀의 지분이 필요하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과 신 회장 지분을 합치면 40% 초반이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지분은 각각 11.66%, 10.2%로 둘 중 한명을 설득한다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과반을 넘길 수 있다. 임종윤 사내이사가 주총 후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에게 협의 테이블에 앉을 것을 제안한 배경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사모펀드로의 지분 매각은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해외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 임종윤 사장은 "그 어떤 지분 매도 계획도 없다"는 약속을 곧바로 뒤집는 꼴이 된다. 부정적인 여론이 임종윤·종훈 사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업계는 잔여 상속세를 해결하지 못하면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이 시장에 매물로 대거 나오면서 '오버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버행이 발생하면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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