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5.01 09:00

장중 엔·달러 160엔 터치…日 중앙은행 직접 개입하자 156엔 급락
美 FOMC 금리인상 신호 주면 추가 압박…원·달러 환율도 상승 우려

일본 엔화. (출처=픽사베이)
일본 엔화.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구두 개입에만 그쳤던 일본 정부가 엔·달러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다.

1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6.66을 기록 중이다.

골든위크 첫 날(4월 29일) 엔화 추가 약세 분위기가 확산되자 엔·달러 환율은 장중 160엔을 넘어섰다. 상황이 급변하자 일본은행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며 환율은 156엔선까지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직접 개입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160엔선마저 용인할 경우 자칫 170엔선까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엔화 추가 약세 기조가 일본 위기론을 다시 부채질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엔화 초약세가 물가 상승 부담과 함께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일본 정부부채 리스크가 재조명 받을 수 있다. 또 내수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시다 내각 입장에서 엔화 초약세 현상이 내수 회복 기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긴급 조치가 필요했단 판단이다.

앞으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직접 개입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과도한 엔화 약세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 개입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번 외환시장 개입에서도 확인됐듯이 일본 정부는 150엔 중후반 수준을 마지노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변수는 5월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다. 회의 내용이 얼마나 매파적일지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 및 달러화 흐름이 크게 좌우될 것이고 이는 엔·달러 환율에도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다면 달러 추가 강세로 엔·달러 환율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160엔 선을 두고 외환시장과 일본 정부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치에 준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엔·달러 환율은 일본 정부의 추가 조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엔·달러 환율 방향성은 이번주 FOMC 회의와 미국 주요 경제지표 결과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옆나라 환율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원·달러 환율도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원화 가치와 엔화 가치는 높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도 재차 1400원에 근접하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진정되지 못하고 확대될 경우 글로벌 자금의 흐름 역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될 여지가 있어 엔·달러 환율의 안정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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