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5.08 14:54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이 최대 주주인 '메트라이프UK'에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기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는 지난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3 회계연도 기말 배당금 총액을 1950억원으로 결정했다. 1주당 연간 배당금은 1만3774원으로 책정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73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은 52.21%다.
발행주식의 총수는 1415만7032주이며 이는 모두 새로운 최대 주주인 메트라이프UK가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메트라이프UK가 기말 배당금인 1950억원을 전부 가져가게 된 것이다.
메트라이프금융그룹 내 계열사인 메트라이프UK는 기존 최대 주주인 '메트로폴리탄 글로벌'로부터 지난 3월 25일에 메트라이프생명의 주식 전량을 이전받으며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메트로폴리탄 글로벌도 메트라이프금융그룹 내 계열사다. 메트라이프생명 측은 "메트라이프금융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실질적 지배 구조의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최대 주주 변경에 맞춰 배당기준일도 바꿨다. 회사는 최대 주주 변경 열흘 전인 3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배당기준일을 4월 30일로 결의했다. 정관을 개정하면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 지정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메트라이프생명이 이번에 기말 배당한 1950억원은 2022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인 2168억원보다 약 220억원(10%) 가량 줄어든 액수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 성향은 2022 회계연도 60.89%에서 2023 회계연도 52.21%로 약 7.6%포인트 감소했다. 참고로 메트라이프생명의 2021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은 270억원(배당 성향 15.36%) 수준이었다.
이를 놓고 보험사를 향한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가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메트라이프 생명의 배당 성향은 2021~2022 회계연도 기간에 45%포인트나 오른 바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16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불러 모아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도입한 IFRS17이 보험 업계에 안착하기까지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당사는 금융당국 지침을 포함해 배당 여력, 자본 적정성 등 다양한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2022 회계연도 기간에 배당 성향이 오른 것과 관련해서는 "당사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 도입에 대비해 업계 평균 30% 대비 낮은 14%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많은 이익잉여금을 축적했다"며 "2022년에 충분한 주주 배당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배당금 증액을 결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라이나생명도 메트라이프생명과 마찬가지로 지난 2월, 현금배당 규모를 전년 대비 줄였다.
라이나생명은 2022 회계연도 중간배당을 통해 1850억원을 미국 본사로 보냈다. 1년 뒤인 2023 회계연도에는 이보다 650억원(35.2%) 줄어든 1200억원을 기말 배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