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 선언을 마쳤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시간 간격으로 차기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은 세 명의 경쟁자를 대권주자라고 추켜세우면서 불출마를 촉구하는 등 견제했다.

이날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은 "반드시 보수 재집권에 성공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나경원이 헌신할 수 있는 그 소중한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염치없는 정치·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당대표는 묵묵히 대권주자를 빛나게 해야 한다. 계파 없고, 사심 없는 제가 그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전략·경험을 오롯이 보수 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 경제·유능·개혁 및 야당을 압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단언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 보수 정치를 혁신적으로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후)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을 보여드렸다"고 자평했다. 이어 "고심 끝에 저는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 저는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친윤계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낙인찍고 공격하거나 심지어 발붙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뺄셈의 정치를 해오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며 "어느 한쪽이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존중 속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신뢰가 있어야 당정 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며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드팀을 만들겠다. 레드팀이 취합한 생생한 민심을 제가 직접 전달하고 결과를 국민께 보고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은 "민심을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때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또 때로는 대통령을 견인하는 여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대통령의 투박한 국정 운영으로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다"며 "대통령이 먼저 변화하겠다고 나섰다. 당이 선제적으로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세 명의 당 대표 후보에 대한 견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나경원·한동훈·원희룡 후보는) 홍준표·오세훈·안철수·유승민과 함께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당은 유연한 전략가 윤상현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