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7.12 11:16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KSGC 도전장 내민 해외 스타트업
이산화탄소 포집해 유리로 재생산…친환경 글로벌 선도 주목

최근 해외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기술력을 검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국내 IT 기술력이 뛰어난데다 대기업과 협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들이 국내 기업과 제휴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KSGC)'에 참여 중인 스타트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산 임란 AC바이오드 CSO. (사진제공=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하산 임란 AC바이오드 CSO. (사진제공=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최근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슈가 뜨겁다. 지난 6월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탄소 절감에 대한 대책 마련 시급해지고 있다. 이달 올림픽을 치르는 파리에서는 선수촌 에어컨 사용 자제까지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AC바이오드(AC Biode)는 탄소를 포집, 이를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사용을 자제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다른 산업에도 응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평가다.

하산 임란 AC바이오드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우리는 기존 HVAC 시스템을 개조해 실내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하고 인공지능(AI) 최적화를 활용해 건물 환기율을 지능적으로 조정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은 환기와 관련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며 포집된 탄소로부터 누적된 탄소 크레딧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하산 임란 AC바이오드 CSO와의 일문일답이다.

-사업을 진행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받는 동안 우리는 대기 오염을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깊은 열정을 가지게 됐다. 우리가 개발한 AC 배터리는 큰 성공을 거뒀다. 그 이후로 우리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플라스틱 재활용, AC 배처리, 그리고 최신 혁신인 탄소포집 솔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AC바이오드가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우리는 화학 기술을 활용해 지구 온실가스 감축, 해양 플라스틱을 포함한 글로벌 쓰레기 문제해결, 재활용률 향상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5개 주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폐플라스틱을 단량제로 해중합하는 촉매 개발의 경우 플라스틱을 메탄올로 탈중합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가장 인기있는 사업 중 하나다. 또한 이 기술을 적용해 음식물 찌꺼기 및 슬러지와 같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 및 연료 물질로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탄소포집 솔루션은 레브셀(Revcel)과 협력해 필터를 활용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착, 응고시키는 기술이다. 포집한 탄소는 유리 원료로 재활용하거나 시멘트와 혼합해 건축 자재, 고급 미용 제품 용기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기기와 연동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특허 출원이 완료된 상황이고 한국도 관련 시스템을 출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AC 배터리와 회로를 개발하고 있으며 전기 오토바이, 로봇 등에 대한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원료 액체를 액적(표면 장력에 의해 뭉친 액체 덩어리)으로 바꿀 수 있는 미립자 합성 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 기반 액체 볼을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체내 약물 운반 및 식품 발표를 위한 약물 전달 시스템에 사용할 계획이다."

AC바이오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를 유리 제조에 활용한다. (사진제공=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AC바이오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를 유리 제조에 활용한다. (사진제공=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산화탄소를 흡착해 재활용 유리를 생산하는 기술이 흥미롭다. 국내 업체와 제휴된 부문이 있나.

"현재 유리 생산에 활용 가능한 탄소포집 기술은 우리의 리코 글라스가 유일하다. 자사 필터가 부착된 공기청정기로 6개월 동안 파일럿 실증을 진행한 결과 14.4㎏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했다. 이는 300㎏ 유리를 제조할 수 있다.

탄소 포집 솔루션에 대해 LG, 삼성, S&I 등 여러 주요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전북에서 6개월 간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6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LG와 같은 국내 기업들과 공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사업 외에도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친환경 기술 분야가 있는가.

"우리는 더 친환경적이고 깨끗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예로 현재 소의 사료에 포함시켰을 때 메탄 배출량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는 특정 유형의 해조류를 연구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한국 스타트업 프로그램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한국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빠르게 진행돼 우리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자원과 인맥을 제공해 우리가 한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데 보탬이 됐으며 제공된 자금 지원도 매우 후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신뢰와 입지를 구축할 필요성, 그리고 외국인과 외국 기업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그러나 KSGC 프로그램은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중재자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적절한 발판을 제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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