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10.15 12:00

부동산PF 충당금 여파에 상반기 800억 적자
노조 "희망퇴직·점포통폐합 분리 추진해야"

iM증권 본사. (사진=박성민 기자)
iM증권 본사.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에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조직개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M증권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발표' 내용을 게재했다. 경영난 극복을 위해 조직구조를 전면 재편해 인력을 줄인다는 게 핵심이다. 

희망퇴직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과 내용은 아직 검토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희망퇴직이 성사되면 iM증권은 올해 1월에 이어 10개월 만에 다시 한번 인력 감축에 나서게 된다. 앞서 iM증권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말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iM증권이 희망퇴직을 받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실적 여파가 크다. iM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iM증권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10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23억원, 8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352억원, 당기순이익 291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모두 적자 전환됐다. 

iM증권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힌 건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때문이다. 앞서 iM증권은 1분기 365억원에 이어 2분기 역시 1509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올 상반기 부동산 PF 충당금만 1874억원에 달한다.

다만 iM증권이 희망퇴직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희망퇴직과 더불어 점포 통폐합이 동시에 추진되면 결국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형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iM증권 지부장은 "현재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과 관련해 노조와는 협의된 사항이 없다"면서 "사측은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을 강행하려는 입장인데, 조합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iM증권 노사 간 희망퇴직은 자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점포 통폐합이 함께 추진되면 비자발적인 퇴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을 분리해서 진행하되, 두 사안 모두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소식에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부동산 PF로 인한 위기 탈출을 위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 지 관심이 쏠린다.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역시 금융당국의 압박 속 부동산 PF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으며, SK증권의 경우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A-'로 강등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PF 부실 여파가 아직까지도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만큼, iM증권을 시작으로 다른 중소형사들이 고강도 인력감축에 나설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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