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15 23:02
SK온 점유율 50% 돌파…LG엔솔·中 CATL 순
현대차, 전기차 화재 발생 1위…코나 EV 최다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최근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충남 아산과 경기 용인에서 각각 발생한 벤츠와 현대차 전기차 화재 사고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새벽 2시경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벤츠 EQC400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하부에서 스파크와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난 EQC 모델은 중국산 배터리를 쓴 지난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화재를 일으킨 EQE350+(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화재 당시 급속 충전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7시 40분경 경기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2020년식 아이오닉 일렉트릭 차량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해당 차량을 포함해 차량 3대가 전소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이오닉 모델은 2021년 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배터리 결함 문제로 리콜 조치된 차량으로, 이 역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달 24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기차 제작사별 배터리 제작업체 및 등록 대수 현황'에 따르면, 같은 달 22일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59만8650대 중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50.6%(30만3107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엔솔 배터리가 점유율 20.1%(12만532대)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2.74%(1만6381대)로 5위를 기록했다. SK온과 LG엔솔, 삼성SDI 등 우리나라 기업의 배터리가 국내 전기차에 장착된 비율을 모두 합하면 78.2%(46만7849대)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인 CATL 배터리는 15.21%(9만1028대)로 국내 점유율 3위를 차지했으며, 4위는 일본의 파나소닉 배터리는 3.97%(2만3765대)다.
CATL뿐 아니라 BYD(6002대) 등 중국 기업 배터리의 국내 점유율 합계는 17.48%(10만4654대)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 전기차 배터리의 점유율은 4.12%(2만4674대), 미국 기업은 0.2%(1199대)로 각각 집계됐다.

앞서 지난 8월, 전 의원은 최근 5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 현황을 공개한 바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결함 신고, 자동차관리법 제33조 제3항에 따른 제작자 제출 자료, 현장 조사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39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화재 발생 건수는 현대차가 61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아(24대), 한국지엠(15대), 폭스바겐그룹(9대), 르노코리아(9대), 테슬라(6대), KG모빌리티(2대) 순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대로 비교적 적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번 집계에는 지난 8월 발생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코나 EV가 22대로 가장 많았다. 포터2 EV(16대), 볼트 EV(14대), 아이오닉 5(11대) 등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SM3 Z.E와 봉고3 EV는 각각 9대였고, E-tron은 8대, 아이오닉 EV는 6대, EV6는 5대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의 모델 X, 모델3, 모델Y는 각각 2대로 집계됐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국내산보다 중국산 배터리가 더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인식은 선입견”이라면서 “전기차 화재를 단순히 제조사의 문제로 국한하기보다는, 차량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무리한 충격 등으로 인해 불량이 생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운전자들의 철저한 관리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