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5.02.06 12:38
SK서린빌딩. (사진=정민서 기자)
SK서린빌딩. (사진=정민서 기자)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적극적으로 이어간다.

올해 글로벌 정세 변화로 에너지 사업 환경이 바뀌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SK E&S와의 합병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한 만큼 전체 에너지 밸류체인 확보와 시너지 창출을 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약 6조원으로 해당 수치는 지난해 대비 현저히 줄어든 수치"라고 밝혔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당사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탄력적으로 대응가능한 신중한 투자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며 "사업별로는 배터리 부문에서 약 3조5000억원, SK E&S에서 1조원, 이 외 사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상 투자와 전략 투자를 합쳐 약 1조5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재무본부장은 "올해 완공 예정인 북미 합작법인(JV)과 현대차 JV 설립이 완공되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완료돼 재무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규 공장 가동 시점을 지연하는 등 운영 효율성을 강화한다. SK온 관계자는 "올해부터 가동 예정이었던 테네시 공장 가동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며 "미국 포드와의 JV인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은 오는 2분기부터 순차 상업 가동(SOP)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불확실하고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지속에 대한 우려 하에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주요 고객들의 전년 대비 전기차(EV) 판매 증가 예상과 핵심 시장인 북미 현지 생산량·판매량 증가를 중심으로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 회복을 통해 연간 매출 순익은 지난해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온)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온)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전략에 관해서는 "필수 투자 위주의 캐펙스 지출과 적극적인 운영 개선(OI) 활동을 통해 생존 가능한 수익 구조와 재무구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불용자산 및 저수익 자산 매각을 통한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생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 다운스트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사업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이 제시됐다.

정유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회사 측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우 캐나다산 원유를 전부 대체할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캐나다산 원유 중에 일부가 아시아로 넘어올 수 있고 멕시코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 영향들이 아시아에 공급 증가로 연결되면 우리는 조금 더 저렴한 원유 구매 기회가 생겨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마진 관점에서 보면 미국 정유사들의 가동이 일부 감소하고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수 있어 마진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폐지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취임 이후 IRA 보조금이 폐지된다고 해서 중대하게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면적 폐지보다는 일부 제도 요건 축소, 조정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와 시장 관측자들의 추정"이라며 "자사도 동일한 관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세액공제 같은 경우 철폐·축소되면 수요에 영향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은 출시되는 자동차의 경쟁력"이라며 "당사가 공급했던 고객사 중에는 지난해 보조금이 해당하지는 않았지만 판매가 원활히 잘 됐던 케이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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