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2.08 14:00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장거리 주행·졸음운전 예방 유용
울퉁불퉁 노면과 고속 주행 시 차체 흔들림은 다소 아쉬움

볼보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 (사진=정현준 기자)
볼보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최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EX30은 지난해 출시 후 유럽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약 8만대가 판매돼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제외하고 판매 1위를 기록한 모델이다.

볼보코리아가 유럽 대비 2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통해 올해 '3000대 판매' 목표를 내건 가운데, EX30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자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지난 6일 경남 김해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볼보코리아 EX30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볼보 EX30을 만났다. 시승 코스는 울산 울주군 카페 '그릿비 서생점'을 반환점으로 하는 왕복 약 130km 구간으로, 일반도로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구간을 포함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진행됐다. 

볼보 'EX30'에 적용된 컬럼식 기어'. (사진=정현준 기자)
볼보 'EX30'에 적용된 컬럼식 기어'. (사진=정현준 기자)

운전석에 앉자마자 눈에 띈 것은 컬럼식 기어의 적용이었다. 기존 볼보의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사라지고, 기어 변속은 스티어링 휠 옆 레버를 통해 조작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지만, 몇 차례 사용하니 금방 적응됐다.

기어노브가 사라진 센터콘솔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창문 조절 버튼과 오토홀드 버튼, 컵홀더 2개, 스마트폰 2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패드로 구성돼 미니멀하면서도 실용적인 느낌이 들었다.  

볼보 'EX30'의 1열. (사진=정현준 기자)
볼보 'EX30'의 1열. (사진=정현준 기자)

실내 공간은 1열에 한정해 넉넉했고, 2열은 다소 좁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은 충분했지만, 2열 공간은 180cm 성인이 앉으면 무릎이 앞 좌석에 닿을 정도였다. 파노라믹 루프는 개방감을 제공해 실내 공간이 조금 더 넓게 느껴졌다. 

지난해 11월 볼보 'XC60' 시승 때와 마찬가지로 "아리야, 볼보 시승하러 가자"라는 말을 걸고 목적지까지 주행을 시작했다. 

볼보 'EX30''의 2열에 앉아보니 180cm 성인이 앉으면 무릎이 앞 좌석에 닿을 정도였다. (사진=정현준 기자)
볼보 'EX30''의 2열에 앉아보니 180cm 성인이 앉으면 무릎이 앞 좌석에 닿을 정도였다. (사진=정현준 기자)

주행 성능은 대체로 휼륭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즉각적인 반응과 강한 토크가 느껴졌다. 추월이나 차선 변경 시에도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며 차체와의 일체감이 좋았다. 또 고속에서도 풍절음이 크지 않아 정숙성이 뛰어났다. 

EX30에는 대시보드 안쪽에 가로로 긴 하만카돈의 프리미엄 사운드 바를 탑재했는데,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질이 뛰어나 지루함 없이 주행할 수 있게 도와줬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 운전자 시선 감지 센서가 전방 주시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사진=정현준 기자)
스티어링 휠 중앙에 운전자 시선 감지 센서가 전방 주시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사진=정현준 기자)

궁금했던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도 경험했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 운전자 시선 감지 센서가 탑재돼 전방 주시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해당 센서의 정확도는 꽤 높았다. 주행 중 여러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2초간 전방을 보지 않자, 이를 알아차리고 "앞차와의 거리 간격을 유지하세요"라는 알림이 표시됐다. 운전자가 잠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쪽에 시선을 둬도 경고 문구를 띄워준다.

시승 시간이 2시간을 넘어가자 "운전자가 피로해 보입니다. 휴식을 취하세요"라는 안내가 나왔다. 해당 기능은 장거리 주행이나 졸음운전 예방에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문구와 함께 경고음이 나온다. (사진=정현준 기자)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문구와 함께 경고음이 나온다. (사진=정현준 기자)

승차감은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승 코스 중 방지턱, 지반 침하 구간 등에서는 차체가 위아래로 튀는 느낌이 강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노면 충격이 직접적으로 전달됐다. 또한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 때는 차체 흔들림이 느껴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없어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보기 위해 계속 디스플레이를 확인해야 하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EX30의 전장은 4235mm, 전폭은 1840mm, 전고는 1555mm다. 해당 모델은 후륜구동으로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35.0kg·m를 발휘한다. 배터리는 지리그룹의 배터리 자회사 '브렘트'의 NCM 배터리가 탑재됐다. 제로백은 5.3초다.

이날 주행 후 측정한 볼보 'EX30'의 전비는 키로와트 당 5.4km를 기록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이날 주행 후 측정한 볼보 'EX30'의 전비는 키로와트 당 5.4km를 기록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공인복합전비는 kW/h(키로와트시) 당 4.8km(도심 5.2km·고속도로 4.4km),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351km(상온 351km·저온 302km)다. 가격은 ▲코어 4755만원 ▲울트라 5183만원이다.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30은 소형 전기 SUV 시장에서 강력한 성능과 볼보만의 안전 철학을 담은 모델이다. 하지만 승차감 개선과 HUD 등 일부 편의사양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볼보 'EX30' 트렁크 공간. (사진=정현준 기자)
볼보 'EX30' 트렁크 공간. (사진=정현준 기자)

한편, 이날 볼보코리아는 시승에 앞서 키노트 행사를 진행했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EX30은 앞으로 볼보의 10년을 새롭게 열어갈 모델로, 올해 3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테슬라 모델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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