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2.25 11:34

창사 이래 첫 직장폐쇄 단행 하루 만에 담화문 발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파업 즉각 중단해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제철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한 가운데, 서강현 사장이 담화문을 발표하며 노조의 파업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 사장은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지금은 갈등을 심화시킬 때가 아니다. 노사가 하나 되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점"이라며 노조의 즉각적인 파업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배포했다.

그는 담화문에서 "지금과 같은 파업은 회사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키는 행위로,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길 것"이라며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회사는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담화문 발표는 현대제철이 지난 24일 정오부터 충남 당진제철소 내 냉연 공장의 산세 압연(PL·TCM) 설비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PL·TCM 공정은 냉연강판 생산을 위한 핵심 전처리 공정으로, 가동이 중단되면 후속 공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직장폐쇄로 인해 해당 공정 근로자들은 출근이 제한되며, 임금 지급 의무도 사측에 없다. 이날 해당 공정에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부분 직장폐쇄 공고. (출처=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부분 직장폐쇄 공고. (출처=전국금속노동조합)

전날 현대제철 측은 직장폐쇄 결정 배경에 대해 "노조가 지난달 21일부터 반복적인 파업으로 정상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불가피한 조치를 내렸다며 "파업이 해제되는 즉시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사장은 최근 철강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기계 등 수요산업 침체와 신흥국의 철강산업 육성에 따른 철강 생산량 증가로 회사의 실적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잉여 물량에 대해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을 감행해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심각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회사는 지난 19일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지급 여력을 넘어서는 성과금을 제시했다"며 "이는 노사가 힘을 모아 함께 난관을 헤쳐가자는 회사의 진심을 전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측은 이날 열린 협상에서 '기본급 450%+1000만원' 수준의 성과금을 제안했다. 이는 1만1000명의 직원들에게 인당 평균 2650만원이 지급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총액 4000만원 이상, 현대자동차 수준의 성과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성과금 지급 제안이 회사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켰으며, 이에 따라 올해 실적 전망을 수정 공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주가 및 신용 등급 하락, 운영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 다방면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우려되며, 장기적으로 회사의 생존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매출 감소와 직결되며, 이는 결국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며 "지금과 같은 파업은 회사의 생존 기반을 약화하는 행위이며,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회사는 노조의 파업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끝으로 "지금은 갈등을 심화시킬 때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현대제철이라는 공동운명체"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고,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헤쳐가는 데 경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는 예정대로 오는 26일과 27일 5개 지회(충남·당진하이스코·인천·광주전남·포항)가 파업을 강행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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