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3.05 13: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유튜브 채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유튜브 채널)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국의 관세는 미국의 4배"라고 언급하면서 양국 간 무역이 불공정하다고 직격했다. 특히 본격적인 관세 공습을 개시한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내달로 예고한 상호관세의 대상국으로 한국을 정면 지목한 것으로 읽히면서 향후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이 돌아왔다"라는 일성으로 연설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두 배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지목해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라며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인 안보를 포함해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내달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만우절이라 비난받고 싶지 않아 4월 1일이 아닌 4월 2일부터 상호관세를 발표한다"며 "다른 나라에서 (미국에) 부과하는 것에 대응해 우리는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정부 관세 폭탄의 다음 표적이 한국과 인도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 지원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것이 예상된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9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대미 투자도 종용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알래스카주의 천연가스관 사업에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행정부는 알래스카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다. 그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 경제 우방국에 투자를 촉구하는 분야다. 이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옮겨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사업을 골자로 한다.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이 제안한 미국 알래스카 석유·가스 개발 사업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고 알렸다.

안 장관은 "미국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 인도 등 여러 국가에 투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며 "알래스카 가스 개발이 추진돼 우리 기업이 참여한다면, 미국발 통상 압력 완화의 상쇄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혀 정부 차원의 투자 의사가 있음을 공개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는 집권 초 정책에 대한 당위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우리 경제를 살리고 근로 가정에 즉각적이고 극적인 구제책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지난 6주 동안 100여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미 전역에 상식과 안전, 부유함을 회복하기 위한 400개가 넘는 행정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연방 고용을 동결하고, 모든 새로운 연방 규정을 동결하고, 모든 해외 원조를 동결했다"면서 "특히 녹색 신기루 같은 사기로 수조 달러를 부담시키는 파리기후협정도 탈퇴했다"고 말했다.

또한 "취임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 및 이민 단속을 시작했다"면서 "언론과 민주당은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대통령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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