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10 14:45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석 달째 '경기 하방' 문구를 사용했다.
KDI는 10일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제조업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세를 유지했으나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축소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이후 두 달 만의 '트리플 감소'다. 올해 1월 전산업생산은 공공행정(2.2%)에서 늘었으나 광공업(-2.3%), 서비스업(-0.8%), 건설업(-4.3%) 생산이 줄면서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소매판매도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1%) 판매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2.6%), 화장품 등 비내구재(-0.5%) 판매가 줄면서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12.6%) 및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7.5%)에서 모두 줄어 14.2% 급감했다.
이처럼 내수가 미약한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대외 수요의 증가세도 점차 축소되는 모습이다. 특히 수출 부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월 수출은 491억달러로 1년 전보다 10.2% 줄면서 16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무역수지도 19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2월 수출은 526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설 연휴가 1월로 이동하면서 1월은 감소, 2월은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2월에는 일평균 수출이 넉 달 만에 줄었다. 23억9000만달러로 5.9% 감소했다.
특히 2월에는 반도체 수출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2월 중 96억달러를 수출해 3.0% 줄었다. 1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 끊긴 가운데 10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하회했다.
KDI는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이 점차 파급되며 수출이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국 불안의 영향은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며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는 작년 말 정국 불안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