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20 17:17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항소심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공식 석상 첫 자리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해 우리 사회와 동행하고, 대한민국 미래인 청년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사업을 끌어오고 있다"면서 동행 철학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이 대표와 만나 "SSAFY 교육생들과 대한민국 AI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을 방문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느끼고,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이 회장은 이 대표보다 10분 먼저 도착했다. 이후 간담회장을 미리 둘러본 뒤 1층 로비에서 이 대표를 맞았다. 이날 회동은 민주당이 삼성전자에 방문을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회장은 이 대표와 1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상법 개정안이나, 반도체특별법과 같은 현안 논의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이 경제 성장에 견인차 구실을 잘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발언했다. 이에 이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특히 이 회장은 2020년 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주사 잔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LDS 주사기 생산기업 풍림파마텍에 전문가 30명을 급파, 스마트공장 구축을 도운 사례를 이 대표에게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 대표와 함께 SSAFY 교육생들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교육생들의 요청에 손으로 볼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두 사람은 강의실을 함께 둘러봤다.
이 회장은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지난달 4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과 회동했지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임원들에게 '사즉생'이라는 각오를 주문해 주목받았다. 그는 "모든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현재는 이전과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경영진부터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가장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