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24 17:00
작년 근속연수 21.8년 vs 15.8년…기아, 현대차보다 6년 길어
연봉도 기아가 1200만원 더 받아…2020년부터 현대차 추월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 현대자동차보다 '동생' 기아의 직원들이 더 오래 다니고,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아닌 '기아·현대차'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공시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아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1.8년, 현대차는 15.8년으로 집계됐다. 기아 직원이 평균적으로 6년 더 오래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기아의 근속연수는 2016년 이후로 20년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2019년(19.1년)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해 올해 15.8년까지 떨어졌다. 2015년 당시에도 기아(19.6년)가 현대차(17.2년)보다 2.4년 길었지만, 최근 들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1인당 평균 급여에서도 기아가 우위에 있다. 지난해 기준 기아 직원의 평균 급여는 1억3600만원으로, 현대차(1억2400만원)보다 1200만원 많았다. 기아는 2020년(9100만원) 처음으로 현대차(8800만원)를 추월한 뒤 줄곧 앞서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격차가 700만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반면, 직원 수는 현대차가 기아의 두 배 가까이 많다. 2024년 기준 현대차 직원 수는 7만5137명, 기아는 3만5747명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2015년보다 약 8700명 늘어났지만, 기아는 같은 기간 1600명가량 증가에 그쳤다. 채용 규모는 현대차가 크지만, 근속과 보상 측면에서는 기아가 앞서고 있는 셈이다.
기아의 높은 평균 급여는 장기 근속자 비중이 높은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는 근속 연수가 짧아지는 배경으로 '퇴직 후 자영업 진출 가능성'이 꼽았다. 실제로 현대차 차량을 정비하는 블루핸즈(1224곳)는 기아의 오토큐(764곳)보다 약 1.6배 많다.
또한 현대차의 경우 성과 중심 연봉 체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적용돼 근무 강도가 높게 느껴지는 반면, 기아는 다소 유연한 근무 분위기와 조직문화 덕분에 장기근속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변에서 보면 국내 현대차의 수요가 많아 퇴직 후에도 정비소나 부품 유통 등 관련 자영업으로 전환할 기회가 많다"면서 "이 같은 환경이 조기 퇴직으로 이어지고, 결국 근속연수 감소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아는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비교적 완만해 근무 환경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현대차보다 상대적으로 '버티기 쉬운'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현대차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생산 현지화와 부품 조달 다변화를 통해 공급망 최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근속연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