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03.27 14:16

의대생단체 "38곳 미등록 유지…투쟁 끝나지 않았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연세대·서울대 의대생들이 올해 1학기 학교로 돌아오기로 했다. 등록 후 휴학이나 수업 거부 등으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연세대와 서울대를 제외한 38개 의대 학생 대표들은 이같은 '등록' 결정을 비판하며 '미등록 휴학'을 고수키로 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학생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전날 1학기 휴학 방식을 미등록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전환키로 했다.

연세대 의대의 경우 지난 21일부로 등록을 마감했다. 학생 881명 가운데 398명(45.2%)이 미등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는 28일 이들에 대한 제적 처리가 예고된 바 있다. 다만 최재영 연세대 의대학장이 "학생과 학부모의 소중한 목소리를 듣겠다. 27일까지 학장실에게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최대한 학생들의 등록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도 등록 마감 시한을 앞둔 26~27일 양일간 1학기 등록 여부 관련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66%가량이 등록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의대 학생들도 1학기 등록 후 휴학 등의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서울의대 학장단은 지난 25일 "교육의 질과 학사관리 원칙을 유지하면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3월 27일"이라며 "이후에는 모든 결정이 비가역적으로, 의대 학장단의 통제를 벗어나며, 이는 '학생 보호'라는 의대의 원칙·의지와 전혀 다른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27일 오후 5시까지 등록금 미납 학생은 납부를, 지난 학기 휴학에 따라 등록금이 이월된 학생은 복학원을 반드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일인 지난 4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스1)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일인 지난 4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스1)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 의대생들도 '등록'하기로 하면서, 전국 의대생의 단일대오에도 균열이 생기는 모습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연세대 측에 "자신의 안위를 위해 39개 단위를 저버렸다. 독단적인 행동으로 제적 협박이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일부의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공의도 여전히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의료붕괴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선고는 적어도 봐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선고 전까지는 미등록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나, 교육부와 학교는 수업 일수의 4분의 1이 지나는 3월 말 이후 미등록 학생에 대한 별도 구제책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연세대와 같이 제적 절차가 진행 중인 고려대의 경우 지난 26일 제적·복학 관련 면담을 신청한 학생이 2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에서는 복귀 방해 움직임에 대한 재학생의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고려대 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지난 25일 '존경하는 고려대 의대 학우 여러분께'라는 글을 통해 "현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리스트 작성 및 공유, 무분별한 마녀사냥,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시 등이 이어지는 동안 학부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이제는 합리성과 이성으로, 보다 발전적인 방향성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며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고 어떠한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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