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23 11:38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현대차 "생산라인 합리화 공사 논의 중, 결정된 바 없어"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현대자동차가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의 일시 중단 가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노동조합 측이 주장, 지역사회의 우려가 일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다목적밴(MPV)인 '스타리아 디젤' 모델 생산 중단을 확정한 바 있다. 해당 차량은 현대차 전주공장과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23일 현대차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은 올 하반기 중 석 달간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 가동 중단(셧다운)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중장기 발전을 위한 화물차 라인 합리화 공사를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중단과 관련한 상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고, 최종결정 사안도 아니지만 전주공장 하청사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셧다운이 결정되도 전주공장 직영 소속은 유급휴가 등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전라북도 내 현대차 1차 협력사는 30여 곳으로, 2~3차 협력사까지 합하면 수백 곳에 이른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고용노동부가 직접 나서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기업지원 통합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모인 협력사만 총 71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노조 관계자는 "석 달은 고사하고 하루만 현대차 공장 가동이 멈춰도 지역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구조"라며 "정부가 나서기는 했지만,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만큼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장 셧다운 논의가 최근 스타리아 디젤 모델 단종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전주공장은 ‘쏠라티’ 등 버스모델 6종과 ‘마이티’ 등 트럭모델 4종, 스타리아(가솔린·디젤·LPG 엔진) 등 상용차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는 최근 내부적으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리아 디젤 모델을 오는 8월 31일까지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2월부터는 구입 자체를 아예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전주공장은 이미 동종 모델 생산이 멈췄고, 울산공장에서만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주공장 노조는 지난 3월 사측에 스타리아 디젤 생산 중단에 따른 생산 대안 모델 마련과 고용안정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주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11만대다. 이 가운데 스타리아 디젤 판매량은 20% 비중을 차지한다. 스타리아 디젤의 판매량은 ▲2021년 2만132대 ▲2022년 2만6435대 ▲2023년 2만7597대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2만2768대가 팔렸다.
하지만 현대차는 환경문제로 비단 스타리아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 감소 추세인 디젤 모델 전라인업을 대상으로 생산 및 판매를 줄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에도 제네시스 'G80'와 'G70' 디젤 모델을 단종했고, 기아는 올해부터 SUV '모하비'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한다.
현대차그룹은 수년 전부터 전동화 계획 및 수소차 양산 계획을 세워 전 차량을 친환경 모델로 대체하는 중이다. 상용차도 예외는 아니라 주력 트럭 모델인 포터와 버스 모델 카운티도 전기차로 교체한 상태다.
전주공장도 당장은 스타리아 디젤 생산을 멈췄지만, 내년 2월부터 스타리아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더욱이 전주공장 가동이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현대차는 2018년과 2021년에도 경기 침체에 따른 상용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전주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현대차 하청업체 한 관계자는 "공장 셧다운이 한두 번이 아니라지만, 석 달간 멈춘다는 얘기는 처음"이라며 "스타리아 단종이 원인이라고 해도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소요 시간이 길 것으로 보여 벤더들 출혈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