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5.09 11:29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출처=이시바 시게루 페이스북)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출처=이시바 시게루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본 정부가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제시할 '교섭 카드'로 농산물 수입 확대, 자동차 안전기준 완화 외에 조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 보도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조선산업 부흥을 중시하는 점을 고려해 미국 측에 제안할 조선 관련 카드로 기업 투자, 기술 지원, 인재 육성, 미군 함정 보수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조선 카드'의 구체적 내용을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관세 대책을 수립하는 태스크포스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일 관세 협상에서 조선도 의제로 다뤄지고 있으나, 아직 개별 합의에 이를 단계는 아니라고 닛케이에 밝혔다.

일본이 조선에 주목한 것은 일본이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공헌한다는 사실을 부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세계 조선산업 시장 점유율을 보면 일본은 중국, 한국에 이은 3위로 일부 기술과 품질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닛케이는 "일본은 새로운 연료를 쓰는 선박 개발과 설계·건조 디지털화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과 함께 배를 만들면 일본의 성장 전략과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군함 건조에서 협력한다면 안보 면에서 (미국에)공헌한다는 점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일본 등 동맹국의 (방위비)부담이 적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는 재료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국 측과 2차 장관급 관세 협상을 했고, 이후 실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3차 장관급 협상은 이달 중순 이후 열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대미 수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 철폐·인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관세 조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는 등 대책 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생산을 중단한 미쓰비시자동차는 닛산자동차 북미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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