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5.29 17:00
29일 오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금융회사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기에 충분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29일 오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금융회사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기에 충분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금융이라는 단어는 일반 시민들에게 늘 어렵고 낯설게 다가온다. 경제의 핵심으로 불리지만, 워낙 용어 자체가 생소해 매일 금융만 들여다보는 기자에게 조차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다.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딱딱하고 어렵기만 했던 금융사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버리고, 일반인들과 금융 간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 

서울시 친환경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2일 시작된 이번 박람회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았으며, 12만명이라는 넓은 부지에 111개의 정원이 꾸려졌다. 

29일 오후 성큼 다가온 여름을 대변하듯 푸르른 나무가 우거진 보라매공원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원박람회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에서 기자는 국내 금융사 중 KB증권을 비롯해 ▲KB손해보험 ▲IBK기업은행 ▲카카오뱅크 ▲AIA생명 ▲동양생명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기업 정원'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금융권 ESG경영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바쁜 일상 속 잠시 '쉼표'를 찍으려는 시민들에게 든든한 쉼터를 제공했다. 

깨비정원은 KB증권의 상징색인 노랑색을 테마로 황금색의 동전을 따라 위치한 지그재그의 오르막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박성민 기자)
깨비정원은 KB증권의 상징색인 노랑색을 테마로 황금색의 동전을 따라 위치한 지그재그의 오르막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박성민 기자)

기자의 발길이 가장 먼저 닿은 정원은 KB증권의 '깨비정원'이었다. 

깨비정원은 KB증권의 상징색인 노랑색을 테마로 황금색의 동전을 따라 위치한 지그재그의 오르막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볼 때에는 선물상자 형태의 조형물이 주변 나무와 어우러져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원 정상에는 '깨비' 글자가 새겨진 노랑색 앉음돌이 배치돼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됐다. 

KB손해보험이 조성한 '반려행복정원' 한켠에는 견주들이 직접 그린 강아지들의 그림이 걸려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KB손해보험이 조성한 '반려행복정원' 한켠에는 견주들이 직접 그린 강아지들의 그림이 걸려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같은 KB금융 계열사 KB손해보험은 이번 박람회에서 반려인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했다. 

박람회 가장자리에 위치해 비교적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KB손보의 '반려행복정원'에는 화창한 날씨에 '댕댕이'를 데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입구 한 켠에는 견주들이 자신의 강아지 모습을 그린 그림이 걸려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 

AIA생명이 조성한 '다시 생각하는 건강 정원'에서 노년·장년층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AIA생명이 조성한 '다시 생각하는 건강 정원'에서 노년·장년층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카카오뱅크는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모이는 정원'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카카오뱅크는 106평 규모 정원에 박태기·회양목·산철쭉·맥문동 등 나무·초화류를 심었으며, 카카오뱅크 고유의 이미지를 살린 테이블과 의자 등도 설치했다.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은 아이들을 위한 '수호천사의 정원'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돌과 나무, 풀, 꽃 등 자연 소재를 통해 도심 속 아이들이 답답한 빌딩 숲을 벗어나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4~5세로 추정되어 보이는 아이들은 동양생명이 조성한 테이블에 앉아 엄마, 아빠와 함께 간식을 먹으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AIA생명의 '다시 생각하는 건강 정원'에는 비교적 노년·장년층 어르신들이 포진해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AIA생명의 '다시 생각하는 건강 정원'에는 비교적 노년·장년층 어르신들이 포진해있었다. (사진=박성민 기자)

AIA생명의 '다시 생각하는 건강 정원'에는 취지에 맞게 비교적 노년·장년층 어르신들이 포진해있었다. 이곳은 폐건축물에서 수거한 벽돌을 재활용하고, 의자 등 휴식 공간에는 자연 목재를 활용해 자원 순환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나무로 된 의자에 삼삼오오 모여앉은 어르신들은 저마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금융권 기업정원 중 백미는 마지막으로 둘러본 두나무의 '디지털 치유 정원'이었다. 디지털과 치유라니. 언뜻 들어서는 서로 어울리지도, 어울릴 수도 없는 단어였다. 

두나무의 디지털 치유정원은 자연에 기술을 접목,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위로를 느낄 수 있도록 두나무가 제안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원이었다. 

시민들이 두나무가 조성한 '디지털 치유정원'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시민들이 두나무가 조성한 '디지털 치유정원'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컨테이너 형태의 두 개의 작은 실내 공간에서 두나무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형식의 가상 숲을 구현, 직접 숲을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휴식을 제공했다.

실제 숲과 정원의 소리, 빛, 향기, 풍경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된 이곳에서는 자연 명소의 다양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은 콘텐츠로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었다.

이밖에 치유정원에서 두나무는 시드볼트 대체불가능토큰(NFT)도 소개했다. NFT 컬렉션은 두나무의 대표적인 생물다양성 보존 프로젝트로 NFT가 가진 특성을 환경과 접목, 식물 자원의 희소가치를 알리고 지구 생태계 보호·보전에 기여하고 있다. 

두나무의 치유정원에서 경험한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사진=박성민 기자)
29일 오후 기자가 직접 두나무의 치유정원에서 체험한 '미디어 파사드'. (사진=박성민 기자)

현장에서 두나무는 나만의 치유 씨앗과 NFT를 증정하며 시민들이 NFT라는 개념을 조금 더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두나무 체험관을 방문한 관람객 A씨(37)는 "평소 두나무라는 기업을 잘 알지도 못했고, 대체불가능 토큰이라는 개념 역시 생소하기만 했다"면서도 "밖이 너무 더운 나머지 우연히 방문하게 됐지만,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 것 같아 유익했다"고 말했다.  

한편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오는 10월 20일까지 진행되며, 행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특별시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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