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5.06.14 09:57
검찰 로고. (사진=뉴스웍스DB)
검찰 로고.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란·김건희 여사·채 상병 등 초유의 3대 특검이 출범하면서 검찰이 큰 딜레마에 빠졌다. 특검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검찰이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 나서면서 존폐 위기에 처한 검찰이 조직 명운을 걸고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밤 지명한 특검 3명은 수사팀 구성을 위한 기초 작업에 돌입했다. 특검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검찰은 특검으로 사건을 모두 넘기게 된다.

세 특검은 내란 60명, 김건희 40명, 채 상병 20명 등 파견 검사만 최대 12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선 지방검찰청 2개보다 큰 규모다. 수사 대상 의혹이 광범위하고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수사 경험이 풍부한 특수부 공공수사부 검사들이 다수 파견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출범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검 수사가 검찰의 기존 수사를 되짚는 검증의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수사의 허점이 드러날 때 '검찰의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에는 이미 서울중앙지검이 한차례 무혐의 처분했던 디올 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포함됐다.

만약 특검 수사를 통해 김 여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받아내거나, 추가 물증을 확보한다면 '봐주기 수사'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특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할 때도 120명이라는 검사들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무능 검찰'이라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다.

이에 따라 3대 특검이 성공적인 수사 결과를 내놓든, 그렇지 못하든 검찰 조직이 사면초가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 '검찰이 딜레마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특검이 검찰 조직의 존재 이유를 입증할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검찰 스스로 수사 역량을 인정받을 기회인 만큼 자존심을 걸고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를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기소했던 검찰로서는 '내란 특검'이 수사 역량을 증명할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청이 폐지되면 직장을 잃을 판인데 목숨 걸고 수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3대 특검의 수사 결과가 성공적이라 하더라도 '검찰 개혁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공약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검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이 만회하기엔 이미 늦었다"라며 "정치 편향, 기소권 남용 등으로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검찰 개혁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