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5.07.14 09:48

송언석 "특정 계파 몰아내는 식 접근 시 필패"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출처=윤희숙 혁신위원장 인스타그램)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출처=윤희숙 혁신위원장 인스타그램)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의 인적쇄신에 대해 "탄핵 사과 필요없다는 분들이 0순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쇄신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목표는 딱 두 가지다. 탄핵의 바다를 건넌다. 당 구조를 혁신한다"라며 "그런데 여러분들, 지금 우리 당이 탄핵의 바다를 건넜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을 지금의 위기에 빠뜨린 원인으로 8가지 사건을 언급했다.

내란사태 이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의원 40여 명이 관저로 달려가고, 대선 후보들이 단일화 약속을 번복하며, 새벽에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사건을 일으켜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 관여한 의원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윤 위원장은 "더 이상 사과할 필요도 없고 반성할 필요도 없다고 얘기하시는 분들, 탄핵의 바닷속으로 다시 꽉꽉 머리를 눌러 넣고 있는 이런 분들이 인적 쇄신 0순위"라고 직격했다. 

하지만 쇄신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도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혁신위 내부에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지 못했다는 점에서 혁신위의 추진동력에 의문을 갖게 했다는 지적도 적잖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윤 위원장이 쇄신 대상으로 거론하는 의원들은 차기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앞서 나 의원은 "탄핵에 대해 반대한 것이 왜 잘못이냐"고 언급했다. 장 의원은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이냐"는 글을 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 위원장은 명시적으로는 아니지만 당의 주류로 분류되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중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반대해왔던 인사들을 내심 쇄신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런 가운데,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혁신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송 비대위원장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혁신위가) 인적 청산을 먼저 얘기했는데 사실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된 것 같다"며 "특정 계파, 다른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필패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친윤 주류, 영남 중진 등이 쇄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사실상 반대를 표명한 셈이다. 이로써 국민의힘의 혁신위가 혁신 동력을 얻기는커녕 자칫 당의 주류와 비주류 간의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 혁신위는 쇄신 대상자들의 사과와 반성 여부를 지켜본 뒤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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