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17 17:07
경기도, 유사 옹벽 전수조사…"추가 피해 없어야"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밤사이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가 전국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오산시 서부우회도로 가장교차로 인근 고가도로 옹벽이 폭우 속에 무너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7시 4분쯤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옹벽 아래를 지나던 차량 2대가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앞서 갔던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뒤따르던 차량 1대는 앞 부분만 흙더미에 깔려, 운전자가 운전석 반대편 문을 직접 열고 나와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사고 현장은 사고 하루 전날 정밀안전점검에서도 2등급으로 ‘안전성 확보’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즉각 유사 옹벽에 대한 긴급 전수점검에 착수했다.
오산시에 따르면 당시 점검을 수행한 업체는 '중차량 반복하중과 고온에 따른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의 소성변형' 가능성을 지적하며 보강 공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오산시는 이를 토대로 점검 및 보수 계획을 수립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이곳은 사고 발생 하루 전날인 15일 오전 7시 19분쯤 안전신문고를 통해 "가장교차로 2차로 오른쪽 도로 지반 침하 및 빗물 침투 시 붕괴 우려가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시는 즉시 유지보수 관리업체를 통해 긴급 보강공사를 추진하겠다고 회신했고, 18일 현장 복구공사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복구 조치가 본격화되기 전인 16일 오후 4시경, 옹벽 상부 도로에서 직경 40cm 규모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시는 즉시 복구 작업에 착수했으며 차량 안전을 위해 고가도로 양방향 전면 통제에 나섰다. 이어 오산시 부시장 주재로 상황 파악을 위한 현장 점검 회의를 신속히 진행했지만 회의 도중 지반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내 비슷한 형태의 옹벽과 구조물 전반을 즉시 조사하고,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신속히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오산 가장교차로 사고와 유사한 구조의 ‘도로 성토부 보강토옹벽’을 대상으로 20일까지 도-시군 합동 긴급 전수 점검에 돌입했다.
점검 항목은 ▲옹벽의 배부름·균열·침하 등 구조 이상 여부 ▲도로 상부 침하, 포트홀, 포장 균열 등 결함 여부 ▲민원 접수 여부 등이다. 도는 일일 점검 실적을 취합해 긴급 보수·보강조치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민간 건축물 부지에 설치된 옹벽도 관련 부서와 협의해 점검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긴급 점검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이상 징후를 발견한 시민들은 경기도 안전예방 핫라인, 시군 민원실, 안전신문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와 오산시는 조사단을 구성해 이번 붕괴 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와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