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19 08:00
1분기 수주잔고 97조에 2분기도 조단위 신규계약
AI 등 방산 최신 기술 및 핵심부품 국산화도 박차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국내 방산 '빅4'가 역대 최대 수주잔고(일감) 및 자금동원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수주 및 기술 투자 부문에서 승승장구할 전망이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현대로템의 수주잔고 합산은 2분기 기준 10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업은 통상 2~3년 주기의 수주산업인 만큼, 당장의 실적보다는 누적수주액과 일감에 큰 의미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는 31조4000억원이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등 자회사까지 합하면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수주잔고는 70조원을 웃돈다. KAI의 수주잔고는 24조3000억원, LIG넥스원은 22조8830억원이다.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철도 부문 16조9000억원을 포함해 18조7578억원을 기록 중이다.
1분기만 해도 4사 합산 수주잔고가 97조3408억원인데, 이것만 해도 역대 최대 규모 수주잔고다. 지난 수년간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비중이 늘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한국 방산을 주목하면서 다른 국가의 발주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4사는 2분기에도 조 단위의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및 인도와 각각 4000억원, 3700억원에 해당하는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KAI는 1400억원 규모의 항공기 부품 내지 시스템 공급계약을 맺었다.
현대로템도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대형 철도 사업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현대로템은 최근 8조8000억원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달 초 계약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 회계에 반영된다.
이외에도 의무공시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공개되지 않은 4사의 신규계약들을 고려하면 합산 수주잔고 100조원은 넘을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4사가 5년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둔 만큼, 재무도 안정적이다. 금융정보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 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조104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것에 더해, 사상 최초로 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이 된다.

올해 하반기 전망도 좋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K9' 자주포 및 '천무' 등의 추가 계약 외에도 중동 및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신규 수출 계약 소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자회사 한화오션 지분 인수 및 사업 재편을 통한 해양 방산 분야 시너지도 가시화할 수 있다. 특히 함정용 엔진 및 체계 통합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KAI는 하반기 중 'KF-21' 초도 양산 계약이 본격화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관심이 지속돼 수출 증가세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무장헬기(LAH) 양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록히드마틴과 추진 중인 미국 훈련기 사업(T-7A 대체 사업)도 장기적 호재로 남아 있다.
LIG넥스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천궁-II' 수출을 기반으로 중동 지역 내 다른 국가로의 추가적인 방공체계 수출이 기대된다.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로의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과 천궁-II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하반기 가장 수주 기대가 큰 업체다. 8조8000억원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 현지 생산 방식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확정되면 대규모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슬로바키아나 루마니아와도 K2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4사가 유무인복합체계 및 AI 기술을 포함해 방산 핵심부품 국산화 연구·개발(R&D)에도 전례 없는 투자를 단행 중인 만큼, 수주 모멘텀은 끊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