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24 15:26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2분기 실적에 미국 고율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일부 반영됐으며, 3·4분기에는 전 기간이 영향을 받는 만큼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24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관세 영향은 8282억원 수준으로, 분기 전체에 반영되진 않았다"며 "하반기에는 분기 전체가 관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부품 관세 중 일부는 크레딧을 통해 경감되지만, 전체 영향의 약 2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미국의 고율 관세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단기와 중장기 대응 전략을 함께 마련해 대응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경쟁사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인센티브와 가격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재료비·가공비 절감과 부품 변경 등을 통해 생산 효율화를 추진한다. 특히 핵심 사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를 유지하며 손익을 방어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생산·품질 등에서 전략적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 완성차 현지 생산 확대도 여러모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관세 대응은 물론 체질 개선도 병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부사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연초 제시한 수익성 가이던스는 현시점에서 유지한다. 8월 1일 이후 관세정책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올해 가이던스 업데이트에 나설 예정"이라며 "호세 무뇨스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그룹 차원에서 손익 만회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방어하는 선에서 손익을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관세에 따른 가격 정책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며 "가격을 주도적으로 조정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고객 가치에 부합하는지 판단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 중이며, 현시점에서 인상 여부를 밝히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3분기부터 수출 가격을 인하해 관세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향후 검토가 완료되면 공식적으로 밝히겠지만, 현재는 섣부른 언급이 한미 양국 간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의 20년간 축적된 생산 효율화 노하우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적용해 3분기부터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 조달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부품 다변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약 200개 부품에 대해 국내 수출과 미국 현지 소싱(조달)의 경제성을 비교하고 있다"면서도 "업체를 변경할 경우 '품질'과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해 시간이 다소 걸리며, 부품 조달 변경에 따른 영향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