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28 18:00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K-배터리의 2분기 실적이 업체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6분기 만에 미국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온도 적자 기조를 이어가지만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SDI는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SDI와 SK온의 실적은 오는 31일 발표된다.
SK온의 실적은 SK이노베이션 실적에 포함돼 발표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18조8615억원, 영업손실 2656억원이다. 자회사인 SK온은 북미 가동률 상승에 따른 AMPC 수취 금액이 확대됨에 따라, 전년 동기 2993억원 영업손실보다 줄어든 1000억원 전후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SK온은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북미공장의 배터리 생산라인이 풀가동 체제에 돌입하면서 손익이 개선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AMPC 수령액은 2200억~2400억원 안팎으로, 1분기 수령액인 1708억원보다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온은 2분기에 8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다. 평균 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2% 하락하겠지만, 출하량은 미국 고객용 판매 확대로 17% 성장할 전망"이라며 "AMPC는 2211억원으로 2023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를 수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확대 영향으로 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관세도 영향을 미치면서 원가 상승에 따른 적자 폭이 재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는 테네시 공장 신규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 영향으로 3분기에 24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며 "다만 SK온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4108억원, 영업손실 2152억원이다. 3개월 전만 해도 1899억원 전후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증권가는 적자 폭을 점차 더 크게 추정하는 추세다.
삼성SDI는 북미 스텔란티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전기차 매출은 유럽 고객사 재고 조정 이후 더딘 회복세에 영향을 받았고, 관세·법안 변경 등 정책 불확실성 지속으로 전 분기 대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판매 호조에도 1월에서 5월까지 출하량이 12% 하락하고, 북미 출하량은 이에 비해 감소 폭이 작기는 하지만, 신규 공장 가동도 2%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손실은 2855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할 것이다. 중대형 전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한 2조1000억원, 영업손실은 233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미국 스텔란티스 JV 가동률 하락 등으로 외형이 감소하고 적자 규모는 확대할 것이다. 미국 고객사 EV 판매량 부진에 따른 물량 감소로 생산 세액공제(AMPC)는 410억원, ESS용은 상호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하반기에도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종료, 유럽 내 저가 배터리 채택 확대에 따른 낮은 점유율 등으로 적자를 지속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 가능성이 높아져 2026년 미국 판매 둔화를 고려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 스텔란티스용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정책 환경까지 비우호적으로 변해감에 따라 스텔란티스 북미 공장 가동률은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ESS를 비롯한 다른 응용처로 활용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낮은 가동률 지속으로 단기 실적 전환 모멘텀은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2% 늘어났다. AMPC 4908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약 14억원으로, 2022년 말 이후 처음으로 AMPC를 제외한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실적 호조에는 북미 생산 비중 확대와 비용 절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용 제품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GM의 북미 내 전기차 판매량은 1분기 3만3000대에서 2분기 4만8000대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GM용 물량 증가로 AMPC 증가와 전기차 부문 믹스 개선 영향이 있었다"며 "5월부터 북미 내 LFP ESS 케파 17GWh가 가동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 효과와 더불어 AMPC에 ESS용 물량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AMPC는 1분기 9GWh에 이어 2분기 10GWh를 수취했다"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를 기점으로 하반기에 의미 있는 손익 개선을 이룰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3분기에 손익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9월 말부터 미국 전기차 IRA 구매 보조금이 종료되는 것은 악재로 보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5032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 대비 6%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169억원으로 전망한다"며 "GM용 판매는 재고 조정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떨어지고, 유럽용 판매는 고객들의 보수적 재고 운영 및 라인 전환 공백기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망스러운 자동차용 판매와 달리 소형전지와 ESS용 수요는 탄탄하다. 소형전지는 테슬라용 신규 모델 진입 효과와 미시건 LFP 공장 램프업 효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 생산 규모에 도달했다"면서 "하지만 SK온과 삼성SDI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SDI에 대해 "부진하다라는 평가가 있지만, 이차전지 중 삼성 내부 거래인 휴대전화용으로 소화하는 물량이 많다"며 "최근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용 배터리 납품 견적에서 삼성SDI가 더 낮은 가격을 써냈는데, 그만큼 생산능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