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7.28 14:0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 (출처=테슬라 홈페이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 (출처=테슬라 홈페이지)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기업은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를 통해 삼성전자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삼성의 새로운 텍사스 대형 반도체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 전용으로 사용될 계획"이라며 "이 결정의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는 AI4 칩을 생산 중이다. 설계를 막 마친 AI5 칩은 TSMC가 대만과 애리조나에서 생산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테슬라가 생산 효율 극대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줬다"고 언급했다.

특히 머스크 CEO는 삼성과 계약 금액 165억달러에 대해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머스크가 거주하고 있는 오스틴시와 차로 약 1시간 거리다. 머스크 CEO 역시 "나는 직접 생산라인을 걸으며 진척 속도를 높이는 데 참여할 계획"이라며 "곧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계약 기간은 8년 5개월 간으로, 오는 2033년 12월31일까지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파운드리 사업의 2나노 칩 생산이 회복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번 계약은 삼성의 파운드리 매출을 연간 10% 증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 계약은 실적이 저조한 파운드리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와 새 계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수주받은 테슬라의 AI6 칩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최신 초미세 공정을 통해 생산할 것으로 전해진다.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당초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은 지난해 말 4나노 공정으로 AI 칩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공장 가동이 미뤄진 바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표지석. (사진=박성민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표지석. (사진=박성민 기자)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이번 테슬라와 계약으로 매 분기 수 조원씩 적자 행진을 이어온 파운드리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에 온전히 복귀한 만큼, 이번 파운드리 수주에 그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D램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빼앗겼으며, 파운드리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조속히 회복시키는 게 당면과제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5.9% 줄어든 4조6000억원을 잠정 기록했다. 무엇보다 파운드리 적자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 합산 적자 규모를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4차례 출장길에 나서며 글로벌 세일즈를 책임져 왔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더 많은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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