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8.07 09:54

이재용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선언…'청신호'

애플의 이미지센서를 생산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애플의 이미지센서를 생산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의 이미지센서로 추정되는 차세대 칩을 대규모 공급한다. 테슬라로부터 23조원 규모의 2나노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에 이은 낭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그간의 부진을 딛고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한다”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중으로,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과 수주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아이폰에 탑재되는 이미지센서 칩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애플은 TSMC 일본 공장에서 생산하는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공급받았다. 소니는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51%를 점유한 1위 업체다. 삼성전자는 15%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의 이번 발표는 주요 부품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이미지센서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한다. 개발기간을 고려할 때 업계는 이르면 2026년 아이폰18부터, 늦어도 2027년 아이폰19부터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JN5'.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JN5'. (사진제공=삼성전자)

이번 애플의 발표는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파운드리 사업의 부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를 통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삼성의 새로운 텍사스 대형 반도체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 전용으로 사용될 계획"이라며 "이 결정의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특히 머스크 CEO는 삼성과 계약 금액 165억달러(약 23조원)에 대해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테슬라와 AI 칩 생산 계약 발표에 이어 열흘 만에 다시 애플과 대형 계약을 따내면서 분기마다 적자에 시달렸던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실적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9년 공언했던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도 한층 가까워졌다. 이 회장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올라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 밸리 콘퍼런스' 행사에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펼쳤고, 그 효과는 대형 수주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 회장은 지난달 말 대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워싱턴 출장길에 오른 후,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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