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03 10:59
AI·재생에너지·이차전지 거점 전략적 우위 등 앞세워 펀드기금 확보 잰걸음
6000억 투자 'AX밸리'에 2.5조 규모 'AI컴퓨팅센터' 유치땐 경제효과 막대

[뉴스웍스=우수한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10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펀드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광주와 전남이 핵심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는 국가AI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 전남은 재생에너지·이차전지 기반의 투자성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산업은행,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첨단전략산업펀드는 반도체·AI·이차전지·바이오 등 10대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성됐다. 총 100조원은 정부재원 50조원과 민간자본 50조원으로 구성되며, 오는 12월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2026년도 예산안에는 초기 출자금 1조원이 반영됐다.
펀드 지원 방식은 초저금리 대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지분투자, 민간금융 조달에 대한 후순위 지원, 보증지원 등 4가지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성장 단계별로 금융수단을 결합하는 구조다.
광주시는 국내 유일의 AI 특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국가AI데이터센터는 누적 700여개 기관·기업의 1300여건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연산능력은 88.5페타플롭스(PF), 저장용량은 107페타바이트(PB)이며 엔비디아 H100 GPU 880대를 운영한다. 2025년 이용 경쟁률은 일반 2.7대 1, 고성능컴퓨팅(HPC) 5.2대 1을 기록했다.
광주의 주력 산업단지인 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 1단계는 793만1000㎡ 규모로, 전기장비 제조업(25.8%), 기타 기계장비 제조업(26.2%),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제조업(21.1%) 등이 집적돼 있다. 평동일반산업단지는 496만5000㎡ 규모다.

전남도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첨단·전략산업 30조원 투자유치를 목표로 설정해 2023년 12월까지 20조5400억원(68.5%)을 달성했다. 294개 기업을 유치했고 1만675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2022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96조2000억원, 1인당 GRDP는 5418만원으로 전국 4위를 기록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입지보조금 토지매입비의 20%(상한 50억원), 20억원 초과 설비투자액의 10%(상한 50억원)를 지원하며, 신성장·첨단기업에는 지원비율을 각각 10%포인트 추가 적용한다.
정부는 지역별 특화산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는 AI, 서남권(전남 포함)은 에너지, 대경권은 휴머노이드 로봇, 중부권은 첨단과학 분야가 중심이다. 전남은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이차전지, 수소, 문화콘텐츠 등 기회발전특구 5곳을 지정받아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구체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21~2024년 국가AI데이터센터 기반 연구성과는 총 611편(국내 181편, SCI 150편, 국제학술 280편)에 달한다. 광주 소재 에스오에스랩은 2024년 537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코스닥에 상장했다. 같은 해 국내 유망 AI기업 32곳이 광주로 이전하거나 연구거점을 구축했다. LG AI연구원과 MBC는 2024년 7월 광주시와 AI·확장현실(XR)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시는 2030년까지 AI융복합기업 1000개 집적을 목표로 공공시설 3375곳을 'AX 실증랩'으로 개방하고 48개 혁신기관의 연구장비 3879종을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직접적 경제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된 총사업비 6000억원 규모의 'AX(인공지능전환) 실증밸리' 조성사업은 생산유발효과 983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4942억원, 고용유발효과 6281명으로 추산됐다.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가 성사될 경우 데이터·반도체·서비스 전주기 가치사슬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가AI데이터센터 운영 예산이 '지역사업'으로 분류되면서 광주시 신청액 670억원 중 26억원만 반영되는 상황이다. 지자체는 국가 인프라 성격을 고려한 예산 확대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AI컴퓨팅센터 입지는 민간 주도로 선정돼 부산 등 타 지자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남은 산업단지 분양률이 98%에 달해 나주에너지국가산단과 고흥우주발사체국가산단 등 신규 부지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첨단산업 인재 유치를 위한 주거·교육·문화 인프라 확충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데이터와 실증으로 먹고 사는 도시, AI가 산업 전 분야와 시민 생활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AI 경제 모델 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국가AI컴퓨팅센터까지 확보하면 광주 AI생태계가 더 풍요로워지고 기업 간, 지·산·학·연 간 협업과 혁신의 가능성이 커져 광주의 높은 소득,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00조원 첨단전략산업기금에 민간 50조원이 결합되는 만큼 재생에너지 분야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