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17 12:57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10월쯤 구체적 내용 발표할 수 있을 것"

[뉴스웍스/세종=정승양 대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와 관련해 "협상이 교착 국면에 있다가 이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미 협상 관련 질문에 "협상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 있다"며 "양측이 '윈-윈'하기 위해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협상장에서) 저도 책상도 치고 목소리도 올라가기도 하고 하는 그런 과정에 있다"고 밝혀 양국의 협상이 순탄지않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대미 투자 패키지 등 한미 관세 협상 세부 이행사항을 놓고 협의한 뒤 귀국했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관세협상을 타결지었으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는 취임 후 러트닉 장관만 20번 만났다고도 했다.
가장 큰 이견차는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수익을 나눌지에 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장관은 "3500억달러를 미국이 다 가져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구조는 아니다"며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1500억달러 사업처럼,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 위해 3500억달러를 미국에 주느니 협상을 엎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는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는 말로 협상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그는 다만 "관세 협상 내용을 봤을 때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인도나 스위스, 중국을 보면 (협상이) 안되면 관세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10년, 20년 전에 알던 미국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미·일협정을 마무리한 일본의 전례에 대해서는 "언더스탠딩(MOU의 '양해')이라는 측면에서 최고의 국익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본다"며 "자동차 전체 품목관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딜(합의)은 언제든 일본 측에 불리하거나 국내법에 안 맞으면 깰 수 있고, 5500억달러가 한꺼번에 가는 것도 아니어서 (합의가) 일본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관세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미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근로자 317명이 체포·구금됐던 사건에 대해서는 "(지난 12일 뉴욕 협상의) 처음 시작이 조지아 이슈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도 해결(fix)을 말했고, 본인 입장에서도 굉장히 당황한 이슈였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미국에서 투자받으려고 한 건데 이런 뉴스가 생긴 데 대해 곤혹스러워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산업부의 에너지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재편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아쉽다"는 소회를 내놨다. 그는 "산업과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가야 하며, 에너지 파트가 환경을 이끌어갔으면 한다.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해내야 하는 미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다시 '탈원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11차 전기본에서 정한) 대형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자로) 1기 건설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 계획은 2035년의 전력 수요를 보고 대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저희 생각보다 기업의 노력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석화 구조개편은 정부, 기업, 금융권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10월쯤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장관은 "대미 관세 협상이 아니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맥스'(M.AX)'로 부르는 '제조 인공지능(AI) 전환'"이라며 "여기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우리 제조업이 갈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