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24 15:11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카카오가 에이전틱 AI 서비스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유용하 카카오 AI 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24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전략을 발표했다.
유용하 리더는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 사용자에게 유용하고 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카카오는 AI 에이전트가 기존 웹이나 앱의 프론트엔드를 대체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플레이 MCP(인공지능 모델이 외부 데이터나 도구와 소통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통신 규약)'와 '플레이 툴즈'라는 두 가지 핵심 서비스를 내세웠다.
국내에서 MCP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31일 베타 출시한 플레이 MCP는 개발자를 위한 '놀이터'이자 대중을 위한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한다. MCP 개발자는 누구나 쉽게 툴을 등록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등록된 툴을 손쉽게 적용해볼 수 있다.
카카오가 전면에 내세운 '플레이 툴즈'는 AI 서비스 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서비스다. 여러 MCP 툴을 모아 개인별 '도구함'을 만들어주는 개념이다. 사용자는 마치 앱을 설치하듯 자신에게 필요한 툴을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플레이 툴즈의 가장 큰 강점은 '인증'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다. 플레이 툴즈가 각 툴의 액세스 토큰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자는 플레이 툴즈의 인증 한 번으로 모든 툴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 기능을 'MCP 게이트웨이'라고 부른다.
플레이 툴즈에 등록되는 AI 툴의 품질은 카카오가 직접 보증한다. 서비스 제공자와의 제휴 계약을 통해 정보 보호 절차를 철저히 거치고 지속적으로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플레이 툴즈를 다음 달 선보일 '카카오톡 챗GPT'에 기본으로 탑재한다. '클로드'와 같은 외부 AI 서비스와의 협업도 논의 중이다.
유 리더는 "카카오는 다양한 MCP 파트너사들과 함께 AI 시대의 새로운 프론트엔드를 제시하고, 파트너와 이용자 모두가 쉽게 AI를 경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학 카카오 성과리더는 자체 개발 카나나 모델이 에이전틱 AI를 향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카나나 모델은 롱컨텍스트 처리와 멀티모달 이해, 추론 능력, 외부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카나나 모델 진화의 근간에는 강력한 언어모델이 존재한다. 카카오는 올해 2월 언어모델의 라인업을 완성했으며, 불과 3개월 만에 수학, 코딩 등의 고난이도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 카나나-1.5를 공개했다.
카나나-1.5를 통해 축적한 기술을 확장해 고성능과 효율성, 그리고 실제 서비스에서 가장 편리한 AI를 목표로 카나나-2를 개발중이다. 복잡하고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지시를 정확히 따르는 능력, 외부 도구를 능숙하게 연결하고 사용하는 툴 사용, 다국어 확장, 환각 없이 사실에 기반하여 답변하는 능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김 성과리더는 장기적으로 지시를 따르는 'Instruct' 모델과 깊게 생각하는 'Resoning' 모델을 통합해 카카오 서비스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언어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나나-2의 구조적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모든 크기의 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MLA' 기법은 압축을 거쳐 긴 인풋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경량 모델의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성과리더는 "카나나 모델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마음을 먼저 읽고, 알아서 도와주는 에이젠틱 AI를 현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개발자들의 아이디어와 전문성이 더해져 국내 AI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카카오 AI 퀄리티&세이프티 성과리더는 AI 시스템의 위험과, 카카오가 안전한 AI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 온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 리더는 "기술은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편익을 주기도 하지만 어두운 면도 함께 존재한다"며 "초거대 언어모델이 가지는 구조적 특성 상 일정 수준의 정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위험성을 대응하고자 ▲정책 수립 ▲기술 개발 ▲외부 협력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카카오는 AI 위험 관리 체계인 '카카오 AI 세이프티 이니셔티브'를 수립했다. '이니셔티브'는 카카오 그룹의 책임있는 AI를 위한 가이드라인이라는 AI 윤리 원칙을 기초로 작동한다. 사내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AI 서비스 개발 부서의 리스크 점검을 체계화하기도 했다.
기술적 노력에 있어서는 자체 AI 가드레일 모델 카나나-세이프가드를 소개했다. 카카오의 AI가 윤리적 가치를 위반하는 위험한 출력을 생성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핵심 기술로, 현재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 중인 AI 서비스에 탑재되어 신뢰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이 리더는 "AI 세이프티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지속적인 논의와 합의를 거쳐, 공통적인 표준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부합되는 더욱 안전한 안전벨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규돈 카카오 CTO는 지난 1년간 추진해온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를 발표했다.
정 CTO는 인프라부터 서비스 릴리즈까지 전 영역에 AI를 적용해온 과정을 공유하며, ▲개인 및 소규모 팀 중심의 AI 실험 ▲조직 기반 확산 및 협업 체계화 ▲기업 차원의 AI 네이티브 전환 등 3단계 목표를 세우고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CTO는 가장 먼저 추진한 '바이브 코딩' 실험에서 1명의 개발자가 AI 툴을 활용해 일주일 만에 풀스택 앱 프로토타입을 완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 AI를 접목하며 생산성 향상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사내 개발 경연대회 '해커톤'에는 AI 기반 개발 방식인 '바이브 코딩'을 도입했으며, 그 결과 참가자들이 10시간 만에 아이디어를 최소 기능 제품(MVP)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오픈소스 검증 시스템 '올리브'에 AI 툴을 적용해 평균 50~100%의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으며, 더 많은 개발자들이 AI 툴을 활용할 수 있도록 'AI 마일리지 프로그램' 을 기획해 운영한 결과도 발표했다. 정 CTO는 "카카오 테크에서는 코드 품질 관리, 테스트, 릴리즈, 모니터링 등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SDLC) 전반에 걸쳐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전체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하고 AI 중심의 유기적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험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