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10.13 11:13

급격 전환 땐 대규모 구조조정·고용 불안 우려 커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1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오원석(왼쪽부터) 코리아에프티 회장, 안정구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문성준 현대기아협력회 회장, 허우영 한국지엠협신회 회장, 박경배 KGM파트너스 회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1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오원석(왼쪽부터) 코리아에프티 회장, 안정구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문성준 현대기아협력회 회장, 허우영 한국지엠협신회 회장, 박경배 KGM파트너스 회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1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논의 중인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송부문 무공해차 보급 목표'에 대해 현실을 반영한 목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합은 ▲산업 현실에 맞는 목표 설정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존폐 위기 및 고용 불안 우려 ▲하이브리드(HEV)·e-연료 등 다양한 감축 수단 병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840만~980만대, 비중 30~35%)는 국내 산업·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980만대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4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사실상 전면 중단돼야 하는데, 자동차부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율은 19.9%에 그치고, 72.6%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합은 산업·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제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는 550만~650만대(20% 내외) 수준의 현실적 목표 조정을 제안했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국내 부품기업 1만여개 중 45.2%(4615개사)가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종사자는 전체 고용의 47.2%(약 11만5000명)에 달한다. 조합은 급격한 전환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고용 불안을 초래해 산업 기반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전기차·수소차 중심의 정책 일변도를 지양하고, HEV·PHEV·e-연료 등 다양한 기술 대안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와 e-연료 차량을 감축 수단에 포함하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전환 대응 시간을 확보하고, 친환경차 부품기업도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합은 독일, 영국, 미국 등 주요국이 최근 100% 전동화 목표 시점을 유예하거나 다양한 대체 기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조합은 ▲미래차부품산업특별법 실효성 확보 및 관련 예산 조속한 반영 ▲미래차 재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 및 요건 완화 ▲내연기관 공용 부품 관련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확대 ▲생산 기반 유지 및 디지털 전환 지원 등 정부에 네 가지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이택성 이사장은 "부품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를 견지할 경우 부품 산업 공급 체계의 심각한 영향과 대규모 고용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 중심의 보급과 다양한 기술 대안을 인정하는 정책으로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4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무공해차 세제 혜택 신설과 2035년 내연차 판매 제한 검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목표"라며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소속 11개 단체와 함께 "NDC에 따른 무공해차 보급 목표는 업계 규제 부담을 높이고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잠식을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하며 NDC 목표 재검토를 촉구하는 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