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10.14 18:02

성과급 규모 이견으로 교섭 장기화…'추석 전 타결' 관행 깨져
오는 16일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저녁 9시경 결과 발표 전망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전경.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전경.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모비스 노사가 성과급 및 격려금 450%+142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450%+1420만원 지급 ▲무상주 및 우리사주 선택 17주 지급(11월 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등이다. 또한 모비스 벨류업 목표 달성 격려금 520만원(본 협약 체결 시 즉시 지급)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번 합의로 "현대차와의 격차가 약 108만500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노사는 올해 성과급 규모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노조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섰다. 이에 따라 '추석 전 타결'이라는 오랜 관행이 깨졌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00%+1550만원, 주식 17주 지급안을 제시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자 노조는 현대차와 약 300만원의 차이가 난다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 도로에서 열린 집회에 전국금속노동조합 모비스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 도로에서 열린 집회에 전국금속노동조합 모비스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고, 26일에는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7시간 총파업 및 상경 투쟁을 벌였다. 주최 측 추산 18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성과급을 보장하라"며 사측을 규탄했다.

그동안 노조는 최근 3년간 현대차와 유사한 규모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완전히 동일한 수준은 아니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차의 약 97% 수준이며, 부족분은 '주식 리워드' 방식으로 보상받았다. 그러나 올해 노조 내부에서는 리워드는 일시적인 '달래기'일 뿐이라는 비판이 확산했고, 이에 따라 완성차와 동일 수준의 현금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과거에는 '2사 1노 체계'로 현대차와 동일하게 타결됐지만, 최근에는 각 사의 실적과 경영환경이 달라 개별 여건에 맞는 합의가 필요하다"며 분리 교섭 원칙을 유지해 왔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잠정합의안에 따라 조합원이 200만원 상당의 우리사주를 구매하면 회사가 5주를, 400만원어치를 사면 6주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종가(29만9500원) 기준 약 5주면 150만원가량으로, 부족분을 일부 보전하는 셈이다. 현재 그룹 내 우리사주 제도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개사만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내 돈으로 보상받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교섭 과정에서 총 67시간의 파업을 진행하면서 노사 모두 피로감이 누적됐다"며 "현대차 노조가 23일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교섭이 장기화하면 차기 집행부로 넘겨야 하는 부담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잠정 합의안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오는 16일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날 밤 9시경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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