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0.23 09:40
최근 10년간 14조 이상 투자…사업구조 고도화 집중
내년 상반기 가동…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에쓰오일(S-OIL)이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Shaheen)'이 공정률 85%를 넘어서면서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총 9조2580억원이 투입된 정유·화학 복합 투자로 현재 설계·구매·건설(EPC) 공정률 85%를 달성했다.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는 대형 타워와 반응기, 가열로, 컴프레서, 열교환기, 저장탱크와 총 101개의 모듈이 자리를 잡았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너지, 환경 측면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설계된 첨단 석유화학 복합 시설이다. 국내 석유화학 설비로는 최대 규모인 높이 118m의 프로필렌 분리 타워가 위용을 자랑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신기술이 적용돼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Thermal Crude-To-Chemicals) 수첨분해 반응기, 에틸렌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 크래킹히터를 비롯한 주요 장치의 설치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건설 현장은 크게 3곳으로 나누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울산 정유 단지 인근 48만㎡ 부지에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 생산설비(패키지1)와 저장설비(패키지3)가, 5㎞ 떨어진 당월지구 40만㎡ 부지에는 폴리에틸렌 생산용 폴리머 공장(패키지2)이 구축된다.
하루 평균 1만1000명의 작업자들이 토목·철골·기계·배관·전기·계장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토목공사에 레미콘 트럭 약 6만대 분량의 방대한 물량이 투입됐고, 사용된 전선을 이으면 8300km로 울산에서 서울을 10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에 달한다고 에쓰오일 측은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흐름 속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최근 10년간 14조원 이상을 투입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에 집중해 왔다.
앞서 2018년 1단계로 5조원을 들여 정유·화학 복합시설(RUC·ODC)을 완공한 데 이어 샤힌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기존의 2배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TC2C 공정은 원유에서 직접 나프타·액화석유가스(LPG) 등 화학 원료를 추출해 수율을 3~4배 높일 수 있으며 정유·화학 일관 운영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180만톤), 프로필렌(77만톤), 부타디엔(20만톤), 벤젠(28만톤)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이 중 에틸렌은 대부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돼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LLDPE 88만톤, HDPE 44만톤)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잔여 에틸렌 및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의 기초유분은 주로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들에게 배관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마케팅 등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병행 중이다.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수출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최대주주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도화 기술과 수직계열화 강점을 앞세워 글로벌 석화 공급망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도록 정부, 관련 업계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