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11.08 16:1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 샘플을 직접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 우려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두 한국 기업이 차세대 AI 생태계의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황 CEO는 8일 대만 TSMC가 주최한 행사에서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했다"며 "3개 업체로부터 최첨단 메모리 샘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 매우 강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일부 부문에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 칩 '블랙웰(Blackwell)'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이미 생산 능력을 초과하고 있다. 황 CEO는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며 "TSMC로부터 웨이퍼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실리콘 기판으로, 공급 병목은 GPU 생산 지연으로 직결된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GPU뿐 아니라 CPU, 네트워킹, 스위치 등 블랙웰과 관련된 다양한 칩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면서 “TSMC의 협력 없이는 엔비디아의 성공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TSMC의 C.C. 웨이 CEO는 "황 CEO가 웨이퍼를 요청했지만 구체적 수량은 기밀"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시가총액 5조달러를 돌파한 세계 첫 기업으로 등극했다. 웨이 CEO는 이날 황 CEO를 '5조달러의 사나이'라고 부르며 협력을 강조했다.

AI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은 메모리 업계로 번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생산 물량이 이미 전량 판매됐다고 밝혔으며 "AI 붐에 대응해 장기적 슈퍼사이클을 예상하고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HBM4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와 삼성의 AI용 메모리 공급 경쟁이 'HBM4 시대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AI 연산 성능의 핵심 부품인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황금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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