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11.16 09:06
장수현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가 15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2회 정보통신기술사대회' 특별 강연에서
장수현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가 15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2회 정보통신기술사대회' 특별 강연에서 "AI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장수현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가 거대언어모델(LLM)의 본질을 '거대한 패턴 인식기'로 규정하며 인공지능(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장 변리사는 15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가 개최한 '제2회 정보통신기술사대회' 특별 강연에서 "LLM은 확률 기반으로 출력할 뿐 추론을 수행하지 않는다"며 AI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경계했다. 그는 AI가 업무 유용성을 높이고 인지 부담을 줄여주지만, 근본적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자들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변리사는 AI 기업들이 주장하는 '파괴적 혁신', 즉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주장은 쉬운 문제에만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 시대의 핵심은 인간 대체가 아닌 능력의 '증강'"이라며 "AI 성능이 99%일 필요는 없고, 70% 수준이라도 인간과 AI가 지능적으로 역할을 나눠 상호 보완하는 '상보성' 연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AI 기업들의 주장은 파괴적 혁신을 내세우는 것에 불과하며, AI와 인간 능력을 상호 보완하는 증강 분야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술자들의 적극적 관심을 촉구했다.

장 변리사는 실제 업무에서 AI를 활용하는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며 인간-AI 협업의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AI 기반 워크플로 솔루션을 이용해 특허 검색 결과나 관련 자료를 엑셀 파일로 자동 다운로드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과거 전문가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던 단순 반복 작업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학교나 기관마다 요구하는 상이한 양식에 맞춰 복잡한 문서 초안을 작성할 때도 항목별 데이터를 AI에 입력해 효율적으로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들은 AI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AI 리터러시가 필수적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특히 AI를 온-프레미스(On-Premise)로 운영한다고 해서 모든 보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AI의 보안인증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야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장수현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가 15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2회 정보통신기술사대회' 특별 강연에서 "AI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장수현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가 15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2회 정보통신기술사대회' 특별 강연에서 "AI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LLM이 '추론'을 하는가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장 변리사는 이 문제를 파고들기 위해 뇌과학, 언어학, 논리학까지 탐구했다고 밝히며 LLM의 지능 수준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바로잡으려 했다.

그는 특히 언어와 논리적 사고의 연관성에 대한 학계의 오랜 논쟁을 소개했다. 과거 실어증 환자의 사례를 통해 언어가 없어도 논리적 사고는 가능하다는 '언어-사고 무관론'이 우세했으나, 최근 2년 사이에 반격이 일어나 논쟁이 재점화됐다고 설명했다.

장 변리사는 현재의 LLM에 대해 인간처럼 사고하고 추론하는 존재가 아닌, '도구' 혹은 '거대한 패턴 인식기'로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AI는 정해진 알고리즘 안에서만 움직이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며, AI와 상호 작용하더라도 원하는 결과 외의 다른 창의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운 '정해진 루트'의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계를 인식해야 이를 넘어설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현재의 AI 논의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공포론에만 머물러선 안 되며, 기술자들이 LLM을 단순한 패턴 인식 도구로 정확히 이해하고 '증강'의 관점에서 AI를 업무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어느 시점에서 범용인공지능(AGI)이 출현해 AI가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는 시대가 올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AI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인간의 전문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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