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23 08:44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범용인공지능(AGI)부터 양자컴퓨팅까지 미래 기술이 초래할 통신망 붕괴 위험과 대응 방안이 집중 조명됐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가 최근 개최한 '제2회 정보통신기술사대회'의 엔지니어링 현장 이슈 발굴대회에서 이 같은 주제들이 다뤄졌다. AGI 시대 통신망 신뢰성 확보, 양자컴퓨팅 대응 인프라 혁신, 클라우드 보안 시스템 설계, 재난 상황 비상 통신망 구축, 초거대 AI 확산에 따른 기술사 역할 변화 등의 이슈가 주목받았다.
발표에서 AGI가 통신망 운영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복잡성이 통신망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AGI의 자율적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리 오류나 악의적 공격자의 제어권 탈취가 국가 기간 통신망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보안 정책으로는 동적으로 변화하는 AGI 시스템의 행위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법규 정비 속도가 기술 도입을 따라가지 못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없는 법적 공백이 우려된다.
해결책으로는 AGI의 행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AGI 감시 프레임워크를 네트워크 제어 평면에 통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양자내성암호(PQC) 알고리즘을 핵심 통신망 노드에 선제 적용하고, AGI 통신망 안전성 인증 제도를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자컴퓨팅 발전이 현대 정보통신 인프라의 공개 키 암호화 시스템을 무력화할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PQC 표준화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암호화 모듈을 탑재한 수많은 칩과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대규모 인프라 작업에 대한 통합 마이그레이션 계획이 부재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암호 민첩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 필요성이 강조됐다, 기존 암호화 방식과 PQC 후보 알고리즘을 동시에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암호 체계를 먼저 구축하자는 방안이 뒤따랐다. 2028년까지 주요 국가 기관 통신망에 PQC 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을 완료하고, 장비 교체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인프라 교체 지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데이터 사일로와 시스템 간 비호환성이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마다 보안 서비스와 설정 방식이 달라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 일관된 보안 정책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 전면 도입과 개발 초기부터 보안을 내재화하는 데브섹옵스 파이프라인 의무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데브섹옵스(DevSecOps)란 개발(Development), 보안(Security), 운영(Operations)을 결합한 용어로,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SDLC)의 모든 단계에 보안을 통합하는 방법론이다.
초거대 AI 플랫폼 확산으로 정보통신기술사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거대언어모델(LLM)이 복잡한 시스템 설계와 장애 진단까지 수행하면서 전통적 기술자 업무가 자동화될 위험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재난 상황에서 통신망 마비를 방지하기 위한 독립적 비상 통신망 구축 방안도 발표됐다. 기존 재난 안전 통신망이 상용망 인프라에 일정 부분 의존해 대규모 인프라 파괴 상황에서 완벽한 독립 통신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저궤도 위성 통신을 재난 안전 통신망의 주요 백업 수단으로 지정하고, 모든 핵심 통신 시설의 비상 전력 공급 시스템을 최소 72시간 이상 운영 가능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에 기술사들이 공감했다.
기술사들이 AI 모델 성능 검증, AI 시스템 거버넌스 설계, AI 의사 결정 추적 및 설명 같은 AI 감사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게 해법으로 제안됐다. 기술사 시험과 재교육 과정에 AI 윤리 및 거버넌스, LLM 응용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등을 필수 과목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