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7 15:52
정부 홍보와 금융지원, K-철도 기술력 해외에 증명
높은 국산화율 이룬 국내 철도 아프리카 이식 계획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현대로템 등 세계에서 네 번째로 국산 고속철을 개발한 K-철도가 민관 합동 수주전으로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월드컵 기간 모로코 국민과 관광객을 수송할 모로코 2층 전동차 사업과 이집트 교통 인프라를 개선할 카이로 메트로 전동차, 알렉산드리아 트램 등이 대표적이다.
17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조일연 현대로템 아태권역사업실장은 연합뉴스와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이 개최한 ‘2025 미래경제포럼’에서 최근 철도차량 수출에서의 민관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실장은 “지난 2월 수주한 모로코 2층 전동차 사업은 민관이 함께 수주한 사업으로 K-철도의 해외 진출 모범이 됐다”며 “상생 철학에 기반한 현지생산 및 기술이전 제안도 대규모 전동차 수주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모로코 전동차 사업은 최고속도 160㎞/h의 준고속형 2층 전동차 440량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계약 금액만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로템이 공급하는 이 전동차는 오는 2030년 월드컵 기간 모로코 국민과 관광객을 수송할 예정이다. 회사는 모로코 철도청과 최대 30년 유지보수 수행을 위한 기본 계약도 추가로 체결했다.
조 실장은 “현대로템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대비해 경부 고속철도 사업을 진행한 사례를 모로코에 제시했다”며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철도 운송수단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프랑스에서 ‘KTX-I’을 도입해 사용한 이후 국산화 고속철을 개발하기 위해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을 전후로 국책연구과제를 통한 자체 고속철 기술 확보에 전념했다. 민관 합동으로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결과 첫 한국형 고속차량 ‘KTX-산천’의 시제차량인 ‘G7’이 탄생했다. 몇 년 뒤에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네 번째로 자체 고속철 기술을 보유한 철도 선진국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조 실장은 “현대로템은 철도 산업 생태계 육성과 기술 자립을 큰 비전을 내세우는 모로코 정부의 방침에 발맞춰 현지생산 및 현지화, 기술이전을 3가지 키워드로 내세워 한국형 고속철을 차기 사업으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24년 모로코와 마찬가지로 민관 합동으로 수주전에 참여한 결과 우즈베키스탄에 KTX-이음을 기반으로 하는 동력분산식 고속철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이는 사상 첫 한국형 고속철 수출이다.
조 실장은 “안정적으로 차량 유지보수용 예비품을 공급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부품을 모로코 현지에서 조달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아울러 모로코 철도청과 합동으로 차량 정비를 수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지보수를 장기간 공동 수행하게 되면 전방위 분야에서 기술 전수가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글로벌 입찰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30년 넘게 유지해 온 국내 철도차량 부품 협력사들과의 탄탄한 공급망과 풍부한 차량 제작, 운용 기술이 그 비결이다.
조 실장은 향후 모로코의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을 겨냥해 현지에서 친환경 모빌리티를 확대하고, 한국이 세계 최초로 진행 중인 수소트램의 상업화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