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26 18:15

시아스 터널, 빛·수중생물 어우러진 아름다운 향연 제공

울롱 포인트와 시아스 포인트는 연결돼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울롱 포인트와 시아스 포인트는 연결돼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울롱 월(Ulong wall)은 울롱 채널(Ulong Channel)에 위쪽으로 이어진 포인트로 시아스 터널(Siaes Tunnel), 시아스 코너(Siaes Corner)로 이어진다. 주도인 코로르 섬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울롱 채널의 위세가 그대로 이어져 있다. 

울롱 월 모습.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울롱 월 모습.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장비를 갖추고 바로 입수. 입수와 함께 쭈욱 내려가자 바닷 속 주인들이 속속 등장했다. 큰 무리의 Yellowtail fusilier이 군무로 우리를 반겨주더니, 바로 White Reef Shark가 나타났다. Bignose Unicornfish들도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입수와 바로 고프로의 전원은 켜졌고, 연신 셔터를 눌러댈 수 밖에 없었다. 

울롱 월을 가득 메우고 있는 바라쿠다 무리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울롱 월을 가득 메우고 있는 바라쿠다 무리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물고기떼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월을 치고 오르니 바라쿠다 무리가 등장했다. 블루코너의 대표적인 Blackfin barracuda와는 다른 Bigeye barracuda였다. 블랙핀 바라쿠다는 검은색 줄무니가 선명하지만 빅아이 바라쿠다는 검은 색 줄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혹자는 바라쿠다를 보고 꽁치 같다고는 하고, 혹자는 갈치 같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바라쿠다가 성장한 경우 진짜 갈치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바라쿠다는 나의 최애 어류 중의 하나로, 지난 투어 때 블루코너에서 만난 블랙핀 바라쿠다의 군무에 넋을 잃고 본 기억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  

울롱 월을 가득 메운 엘로우테일 푸실리어 무리와 다양한 어류들의 군무.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울롱 월을 가득 메운 엘로우테일 푸실리어 무리와 다양한 어류들의 군무.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월에는 다양한 산호들이 무채색의 꽃밭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 사이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어종들이 제각각 자신의 존재를 뽐낸다. Two spot snapper, Scissortail fusilier 등도 속속 무리를 지어 옆으로 지나갔다. Moorish Idol fish는 짝 지어 산호 사이를 휘젓고 다니고 있었다. 트럼펫 피쉬(Trumphet fish)가 나타났고, Unicon fish도 시야에 들어왔다. Eagle Ray도 어느새 옆에서 유영을 하고 있었다.

울롱 월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Green Sea Turtle.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울롱 월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Green Sea Turtle.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그러더니 Green sea turtle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어부터 이글레이, 온갖 어종에 거북이까지. 산호들은 다양한 어류와 수생생물들의 안전한 안식처로 자리 잡고 있고, 마치 수족관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종합선물세트인 블루코너에 못지 않은 다양함에 감탄사가 절로 이어졌다.

46분의 다이빙을 마치고, 안전정지 3분 동안에도 바다 속을 가득 메운 물고기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눈과 가슴이 아주 풍성해졌다.

시아스 터널의 가장 큰 입구. 신령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아스 터널의 가장 큰 입구. 신령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아스 터널(Siaes Tunnel)은 지도상 Ulong wall 위에 위치하고 있는 포인트로, 시아스 코너(Siaes Corner)로 이어진다. 세 개의 터널이 이어진 곳으로, 입수 방향에 따라서 큰 터널 입구로 먼저 들어갈 수도 작은 터널로도 들어갈 수도 있다. 

큰 터널을 통해 들어가는 코스로 내려섰다. 얇은 수심에 내려서 바로 쭈욱 떨어지는 포인트로, 40m 이상 떨어질 수 있는 지역이므로 부력 조절을 잘해야 한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서 바닥에 내려 앉아도 약 40m 가까운 수심이다. 33.5m까지 떨어졌다. 터널 앞에 서니 그야말로 터널의 어둠과 빛의 조화가 돋보인다. 터널 사이로 들어오는 푸른 빛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렌턴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렌턴을 비추니 일군의 물고기 무리들이 유영을 즐기고  있다. 블루홀 정도의 크기는 아니지만 터널 안은 꽤 넓었다. 블루홀에 비해 빛이 꽤 잘 들어오는 편이다. 물론 빛의 투과로 인한 아름다움은 여러 크고 작은 홀로 이뤄진 블루홀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렌턴으로 이리저리 돌려보니 각종 어류들이 자신의 영역 안에서 자리하고 있었다. 바닥에서는 종종 화이트팁 리프 상어가 발견되고, 매가오리목의 스팅레이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동굴 내에는 아주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앤젤피쉬(Angelfish)와 독특한 망둥어(Goby) 등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시아스 터널 곳곳에서 살고 있는 부채산호와 어류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아스 터널 곳곳에서 살고 있는 부채산호와 어류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터널을 빠져나오는 길에 바다부채산호가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다. 느낌이 오묘하게 다가왔다. 씨월드다이브센터 김영숙 강사는 개인적으로 이 곳을 블루홀보다 좋아한다고 전했다. 터널을 타고 들어오는 빛의 오묘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빛으로 인해 드러나는 수중생물들의 모습은 경이로왔다. 눈으로 즐기는 향연이 펼쳐진 듯 보였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밝음의 세상으로 나아온다. 빛이 직접 비치는 월의 아름다움은 태양의 위대함을 느끼게 했다. 

밝음 가득한 터널 월 가득 푸실리어 무리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밝음 가득한 터널 월 가득 푸실리어 무리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밝음을 따라 월을 끼고 돌아나가면 월 지대의 아름다움과 산호들의 빛깔이 눈에 들어왔다. 물고기의 무리들도 속속 나타났다. 코너를 돌 때쯤 Scissortail fusilier 무리들이 격렬한 유영으로 우리를 반겼다. 푸른 바다에서 더 푸른 빛을 띈 물고기 무리를 만나는 것은 신기한 감동을 전달했다.

시아스 터널의 월에서 유영 중인 나폴레오피쉬와 빅노우즈 유니콘 피시.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아스 터널의 월에서 유영 중인 나폴레오피쉬와 빅노우즈 유니콘 피시.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이어 나폴레온 피쉬와 Bignose Unicon Fish도 나타났다. 

월으로 올라서니 산호지대가 등장했다. 유채색의 색채를 띄지 않은 산호지대는 어류의 색깔을 빛나게 하고, 그들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시아스터널 월의 아름다운 산호지대와 버터플라이 피시의 끝없는 행렬.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아스터널 월의 아름다운 산호지대와 버터플라이 피시의 끝없는 행렬.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형형색색이 함께 있으면 모두가 누구 하나  돋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무채색의 산호지대는 다양한 색깔의 어류들을 주인공으로 키워준다.

피라미드 버터플라이 피쉬가 산호지대를 가득 메우고 Ornate butterflyfish 도 시야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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